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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무장단체 납치된 일본인, 영상에서 “나는 한국인”

시리아 무장단체 납치된 일본인, 영상에서 “나는 한국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08-01 10:44
업데이트 2018-08-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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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시리아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진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이 지난달 31일 공개됐다. 그러나 스스로 일본어로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등 영상의 신빙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2018.8.1  FNN 영상
2015년 6월 시리아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진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이 지난달 31일 공개됐다. 그러나 스스로 일본어로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등 영상의 신빙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2018.8.1
FNN 영상
시리아 무장단체에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씨로 보이는 인물의 영상이 최근 추가로 공개됐다.

1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야스다씨로 보이는 인물이 도움을 요청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시리아의 일본인 인질로부터의 호소’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약 20초 분량으로, 야스다씨 추정 인물이 일본어로 “지금은 2018년 7월 25일입니다. 상당히 나쁜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바로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영상 속에서 이 인물은 이슬람국가(IS)의 참수 영상에서 등장하는 인질처럼 수염이 덮수룩하고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있다. 인질 뒤에는 검은색 옷차림에 복면을 쓴 2명의 남자가 총을 들고 서 있다.

일본 정부는 영상 속 남성이 야스다씨일 가능성은 높다고 보면서도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영상 일부가 조작됐거나 실제 처한 상황과 다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영상 속 남성은 자신을 “내 이름은 ‘우마르’입니다. 한국인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우말’은 당연히 한국식 이름도 아니거니와 스스로 한국인이라면서도 이를 일본어로 말했다. 한국인이라고 소개해놓고 영상 제목은 ‘일본인 인질’이라고 돼 있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야스다씨는 2015년 6월 시리아에서 행방불명됐다. 현재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야스다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그가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야스다씨는 2004년 이라크 전쟁의 혼돈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던 때에 자원봉사 명목으로 이라크에 입국, 이슬람 무장단체 활동 지역에 들어갔다가 다른 일본인들과 함께 인질로 잡혔다.
2015년 6월 시리아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진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 인질로 잡힌 뒤 공개된 이 사진에서 그는 ‘도와주세요. 이것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야스다 준페이’라고 쓴 종이를 들었다. 2018.8.1
2015년 6월 시리아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힌 것으로 알려진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 인질로 잡힌 뒤 공개된 이 사진에서 그는 ‘도와주세요. 이것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야스다 준페이’라고 쓴 종이를 들었다. 2018.8.1
당시 일본 정부는 각고의 노력 끝에 야스다씨를 포함한 일본인들을 모두 무사히 석방시켰다.

야스다씨는 이후 ‘누가 날 인질로 만들었나’라는 책을 쓰고 강연을 다녔다.

문제는 이후에도 그가 스스로 위험지역이나 출입금지지역에 들어가 이라크나 쿠르드 자치지역 당국에 구속된 것이 5차례 이상 된다는 것이다.

2015년 2월 일본의 또다른 프리랜서 언론인인 고토 겐지 등 2명이 IS를 취재하러 갔다가 인질로 잡힌 뒤 참수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시리아 내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입국 자제를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스다씨는 시리아 입국을 시도했고,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야스다씨의 출국을 말렸다. 야스다씨가 시리아로 떠난 뒤에도 꾸준히 위험지역에서 벗어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오히려 야스다씨는 철수는커녕 트위터 등을 통해 일본 정부가 자신의 취재를 방해한다며 ‘겁쟁이 국가’라고 비난했다.

야스다씨는 더 위험한 지역으로 떠났고, 결국 무장단체에 또 다시 인질로 잡히게 된 것이다.

납치 당시 알누스라 전선은 일본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그를 IS에 넘기겠다며 협박했지만 협상은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야스다씨 추정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이 여러 차례 공개됐다. 당시에도 영상에서 이 남성은 “고통에 시달리면서 어두운 방에 앉아 있는 동안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고 있다”, “마지막 기회다, 도와달라”고 호소했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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