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앞에 서면 작아지는 코끼리…벌 페로몬에도 뒷걸음질

입력 : ㅣ 수정 : 2018-07-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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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페로몬, 인간영역 침범 코끼리 퇴치제로 활용
샤워 즐기는 코끼리 25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공원동물원에서 꼬끼리가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8.7.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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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즐기는 코끼리
25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공원동물원에서 꼬끼리가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8.7.25 연합뉴스

덩치가 산만한 코끼리가 벌을 무서워하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벌이 위협을 느꼈을 때 내뿜는 페로몬만으로도 뒷걸음질 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대학 식물·환경보호과학과 곤충학자인 마크 라이트 박사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루거국립공원에서 꿀벌의 페로몬 향에 대한 아프리카 코끼리(Loxodonta africana)들의 반응을 3개월여에 걸쳐 관찰했다.

코끼리는 피부가 두껍지만, 눈이나 코안의 민감한 부위는 벌의 공격에 취약하다. 수세기에 걸친 학습효과로 벌이 집단 공격에 앞서 내뿜는 향을 알고 있을 것이고, 이런 두려움을 이용해 코끼리가 농작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퇴치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연구팀은 꿀벌이 자신들의 벌집이 위협받을 때 내뿜는 화학적 분비물인 페로몬을 흰색 양말에 묻혀 걸어둔 결과, 이에 다가간 29마리의 코끼리 중 25마리가 경계심과 반신반의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다가 결국은 조용히 물러나는 전형적인 행동을 보였다.

페로몬이 묻지 않은 양말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나타내며 맛까지 보는 행동을 했다. 이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뒷걸음질이 양말이 아닌 꿀벌 페로몬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라이트 박사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공개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농작물 울타리 주변에 벌통을 놓아 코끼리가 농작물을 훼손하는 것을 막고 있는데 이번 연구결과는 이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코끼리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라이트 박사는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벌통을 이용해 코끼리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이를 대규모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코끼리 움직임을 통제하는데 추가적인 도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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