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예기치 않은 비보”… 드루킹 측근 소환 취소 등 수사 타격

입력 : ㅣ 수정 : 2018-07-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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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특검 칼날 조여오자 극단 선택
진보에 영향력 행사 등 금품 동기 의문
드루킹, 작년엔 “노, 날려버리겠다” 협박
댓글 조작 의혹 수사 ‘우회로’ 막혀 제동
일각 “드루킹 아닌 곁가지에 집중” 비판
특검 “정치자금 공여자 조사 계속할 것”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투신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히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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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투신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히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드루킹이 지난해 5월 16일 노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관계자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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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이 지난해 5월 16일 노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관계자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서울신문 DB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던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조여 오는 특검 수사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노 의원 수사를 발판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댓글 조작 지시 의혹 수사의 ‘우회로’를 뚫으려 했던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드루킹 측이 노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동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 모습. 경찰 과학수사대원이 검안을 위해 노 원내대표의 시신이 있는 텐트로 걸어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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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 모습. 경찰 과학수사대원이 검안을 위해 노 원내대표의 시신이 있는 텐트로 걸어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날 오전 11시 30분 허 특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허 특검은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라며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검팀은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드루킹의 핵심 측근인 ‘아보카’ 도모(61) 변호사의 소환 조사 계획을 취소하고 수사 방향을 점검했다. 역대 특검 수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노 의원이 처음이다.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지난해 대선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계좌에서 16개월간 8억원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검찰에 넘겼다가 무혐의 처리된 사건을 특검이 다시 살펴보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도 변호사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것을 확인했다.

수사를 통해 특검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노 의원이 도 변호사로부터 2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과 증언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만원은 노 의원이 경공모의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직접, 3000만원은 이후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앞서 진행된 경찰 수사에선 노 의원의 금품수수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노 의원은 “어떤 불법자금도 받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23일 발견된 유서에는 “4000만원을 받았다.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적었다.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향후 수사에선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노 의원이 금품을 수수한 경위와 드루킹 측이 돈을 전달한 동기, 자금 확보 방법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현재로선 드루킹 측이 노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을 빌미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을 가능성과 경공모가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 인사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노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 의원의 죽음에는 정치적·도덕적 압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본인이나 주변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수사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면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과 함께 돈이 어떻게 쓰였느냐에 따라 수사가 정의당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5월 드루킹은 트위터에 심상정, 김종대 등 정의당 국회의원들을 거론하며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을 작성했다.

일각에선 김 지사를 향하던 드루킹 특검의 칼끝이 노 의원을 향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본류’가 아닌 ‘곁가지’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의혹의 핵심은 대선 전후 인터넷 댓글 조작에 김 지사가 얼마나 깊게 관여했는지와 김 지사와 드루킹 간의 금전 거래였는데,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면서 “살아 있는 권력을 피하면서 노 의원 쪽으로 수사력을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이 목숨을 끊으면서 특검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특검 관계자는 “공여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해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07-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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