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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수술’해도 악습 재발 우려… 與도 폐지론 제기

기무사 ‘수술’해도 악습 재발 우려… 與도 폐지론 제기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7-18 17:48
업데이트 2018-07-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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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해체… 군정보기관 창설 검토

개혁위 “고쳐도 소용 없어 폐지 의견도”
추대표 “전면 해체 수준의 개혁 필요”
특사단 수사 결과따라 운명 결정될 듯


국방부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위원장 장영달)가 19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무사의 존폐 여부를 정식 의제로 논의키로 한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여권을 중심으로 기무사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되긴 했으나, 기무사 폐지까지 공개적으로 염두에 둔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지를 정식 의제로까지 염두에 두는 것은 아무리 ‘수술’을 해도 결국에 가서는 다시 악습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장 위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에 계엄령 검토 문건이 노출되면서 기무사를 아무리 고쳐도 뭐하냐, 폐지하자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마침 여당에서 기무사 폐지론이 제기되는 것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를 대비해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기상천외한 (기무사) 문건에 대해 사실상 윗선이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만일 기무사가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거부한다면 전면적인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도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문건이 공개된 뒤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들을 불법 사찰하며 관리 리스트를 만들었다”며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개혁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기류가 실제 기무사 폐지로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우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격적인 지시에 따라 발족한 독립적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 드러날 기무사의 ‘악행’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폐지가 아니고는 처치곤란할 정도로 드러난다면 기무사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무사 폐지의 대안이 무엇이냐는 문제는 난제다. 방첩과 국가안보 차원에서 기무사의 순기능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이 ‘폐지를 전제로 할 경우 새로운 군사정보기관 설립’을 언급한 것도 그런 순기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면 기무사를 폐지하고 다른 군사정보기관으로 외형만 바꾸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내면을 폐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게 현실적이라는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7-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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