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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지옥’이 덮쳤다… 日1050㎜ 폭우에 139명 사망·실종

‘물지옥’이 덮쳤다… 日1050㎜ 폭우에 139명 사망·실종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7-09 00:40
업데이트 2018-07-0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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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몸살 앓는 지구촌

日 규슈·주고쿠 등 서남부 지역
신칸센 일부 중단·정전 사태도
아베 긴급각료회의… 총력 대응

美 서부 40도 폭염에 곳곳 산불
비상사태 선포… 수천명 피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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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가 8일 폭우로 범람한 물과 토사 속에 잠겨 있다. 규슈, 시코쿠 등 서남부 지역에 사흘째 쏟아져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이날 현재 139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했다.  오카야마 AP 연합뉴스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가 8일 폭우로 범람한 물과 토사 속에 잠겨 있다. 규슈, 시코쿠 등 서남부 지역에 사흘째 쏟아져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이날 현재 139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했다.
오카야마 AP 연합뉴스
규슈와 주고쿠, 시코쿠 등 일본 서남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139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역에 따라 최대 1050㎜의 비가 쏟아지는 등 1년 동안 내릴 강수량의 절반 규모가 사나흘 동안 집중돼 피해가 커졌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일본 남쪽 태평양에 있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일본 남서부 지역에 걸쳐 있는 장마전선으로 몰려온 데서 비롯됐다.

●日 재해 대응 시스템 비판 목소리도

지난 5일 시작된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8일 오후 6시 현재 일본 공영방송 NHK 집계 기준으로 사망자 81명, 실종자 58명 등 최소 139명에 이른다. 중상자를 더하면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현 구조시에 105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에히메현 시코쿠추오시 736㎜,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418㎜ 등의 상상하기 쉽지 않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날 오전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폭우 관련 총리관저 연락실을 대책실로 격상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경찰청에는 재해경비본부가 설치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경찰과 소방, 자위대원 4만 8000여명을 동원해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폭우가 내리기 전부터 기후, 효고, 돗토리, 오카야마, 히로시마,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등 8개 현과 교토부에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하고 500여만명에 대해 산사태나 침수 등에 대비한 대피 지시를 내렸다. 당국의 대규모 사전 대응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하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기 전 주택들이 잠겼고, 침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자택에 머문 고지대 주민들은 산사태나 지반·도로·주택·담장 붕괴 등으로 인명 피해를 입었다.

히로시마현과 후쿠오카현, 효고현 등 5곳의 저수지가 붕괴됐고 JR산요신칸센 운행이 일부 중단되는 등 교통 두절도 속출했다. 아울러 광범위한 통신 장애 및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이번 폭우 피해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대응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는 지난 5일 저녁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하천 범람 위험을 주민들에게 알렸으나 시 홈페이지와 라디오 방송을 통한 안내와 사전에 등록된 주민들에 대한 재해 안내 문자메시지 발송이 전부였다. 그사이 히가시히로시마시청에서 2㎞ 떨어진 곳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희생자가 나왔다.
미국 서부에는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곳곳에 산불이 발생, 현재까지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화마가 휩쓴 로스앤젤레스 북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한 소방대원이 타들어 가는 주택 내부로 물을 뿌리며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AP 연합뉴스
미국 서부에는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곳곳에 산불이 발생, 현재까지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화마가 휩쓴 로스앤젤레스 북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한 소방대원이 타들어 가는 주택 내부로 물을 뿌리며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AP 연합뉴스
●美 산불 인근 주민들 긴급 대피령

이런 가운데 미국 서부에는 7일(현지시간)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치면서 곳곳에 산불이 발생, 최소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오리건 접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에 접한 오리건 남쪽 마을 혼북에 산불이 번지면서 주민 1명이 사망하고 가옥 40채가 전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도 화재로 주민 2000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 인근과 LA 동쪽 샌버너디노 국유림 인근에서도 대형 산불로 주민들에 대한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미 재난당국은 캘리포니아, 유타, 콜로라도주에 모두 50개가 넘는 산불이 발화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주와 몬트리올시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체감온도가 45도까지 치솟으며 이날 현재까지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7-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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