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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에서 ‘미제’가 사라졌다…‘반미’ 대신 ‘반일’ 감정 키우는 북한

노동신문에서 ‘미제’가 사라졌다…‘반미’ 대신 ‘반일’ 감정 키우는 북한

입력 2018-07-05 11:34
업데이트 2018-07-0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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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결과가 궁금한 평양시민
정상회담 결과가 궁금한 평양시민 북한 평양시민들이 13일 평양역 인근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 등이 실린 노동신문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평양 AP 연합뉴스
미국과 대화 무드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노동신문을 비롯한 공식 매체에서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미제’와 같은 표현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대신 일본에 대한 적대감은 여전하다.

계급교양은 한마디로 자본주의 체제를 미워하도록 주민을 끊임없이 세뇌하는 과정이다.

북한은 평소에도 계급교양을 강조하지만, 특별히 6·25전쟁 발발일과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이 있는 6월과 7월을 ‘반미공동투쟁 월간’으로 정하고 ‘미제’(미제국주의의 준말)를 중심으로 한 ‘계급적 원수’를 증오하라고 주민을 부추겨왔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 6∼7월 북한 공식매체에서 계급교양의 주된 타깃이었던 ‘미제’라는 용어가 5일 현재까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5월 말까지도 계급교양과 함께 노동신문에 등장했던 ‘미제’라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 10일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관련 기사들은 자본주의의 ‘열악한’ 사회상과 사회주의의 ‘행복상’을 부각하고, 특히 계급교양의 두 번째 타깃인 ‘일제’의 만행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2∼3일에 한 번꼴로 계급교양관 참관기나 계급교양관을 찾은 주민들의 반응 등을 소개하고 있는 조선중앙TV도 6월부터는 일제의 조선 침략 역사와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만 내보내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체제 유지를 위한 중요한 사상교육인 계급교양을 지속하면서도 계급교양의 핵심인 ‘미제’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는 것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대화 분위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미교양을 강화하면 그것은 스스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꼴”이라며 “북한 당국이 대화 상대인 미국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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