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욱 PB의 생활 속 재테크] 자율주택정비사업 시대의 ‘맞벽건축’… 갈등 불씨 될 수도

입력 : ㅣ 수정 : 2018-07-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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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는 증가하는 빈집과 노후 주택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을 내놨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적극 지원하고자 자율주택정비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공동주택 건설 위주의 도시정비사업에서 벗어나 단 두 사람만 합의해도 자율적으로 다세대주택 등으로 개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한다. 이에 최근에는 해당 사업과 관련된 고객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법으로 정한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우선 도시 지역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도시활력증진사업구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정비사업해제지역, 시·도 조례로 정한 지역 등이다. 이러한 지역들의 특징은 수익성 저하로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실패했거나 난개발이 우려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협소한 부지에 지어지는 건축물의 특성상 건물 간 맞벽건축에 대한 규제, 용적률, 주차장 설치 등에 대한 기준이 완화된다. 더욱이 사업시행자에게는 총사업비의 50%를 연 1.5%의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상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감안하면 건물의 수익성은 30~40% 정도 올라갈 수 있다.

몇몇 설계업체는 맞벽건축을 ‘포장’하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 마치 기존에 없던 제도가 새로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맞벽건축이란 서로 다른 건축주 사이에 협의를 거쳐 민법과 건축법상의 이격 거리를 두지 않고 건축하는 것을 일컫는다. 옛 도심에 가면 건물 밀도가 높은 상권에 오래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당장은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익 때문에 건축주들 간에 맞벽건축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언젠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갈라설 때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주거 환경이나 주차 문제 등 또 다른 골칫거리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늘어난 수익성을 어떻게 분배하느냐’의 문제도 있다.

작은 땅에도 아름답게 건물은 지어질 수 있다. 일본은 소형 주택들이 많지만 맞벽건축으로 지어진 주택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맞벽건축이라는 기형적인 형식이 아니어도 작은 건물들이 건축법의 테두리 안에서 조화롭게 지어지면 어떨까. 건축법도 완화되고, 도로 부지로 빠지는 면적의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을 보전하는 등의 방법이 고안돼 공공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면 좀더 아름다운 주거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부동산팀장
2018-07-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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