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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입장한 통일농구팀… “우리는 하나” 박수가 터졌다

손잡고 입장한 통일농구팀… “우리는 하나” 박수가 터졌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7-04 23:06
업데이트 2018-07-0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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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15년만에 통일농구대회

“반갑습니다” 노래와 함께 개막식
번영·평화팀 나눠 남녀 혼합경기
선수→감독 된 허재, 아들과 방북
김정은 대신 北최휘·리선권 참석
①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4일 열린 남북통일농구대회 여자혼합경기에서 경기 중 넘어진 남측 심성영을 북측 장미경(오른쪽 번영팀)과 남측 임영희(왼쪽)가 함께 일으켜 주고 있다. ②남북 고위 인사가 경기장에 마련된 주석단에서 관중을 향해 박수를 치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안문현 총리실 국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①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4일 열린 남북통일농구대회 여자혼합경기에서 경기 중 넘어진 남측 심성영을 북측 장미경(오른쪽 번영팀)과 남측 임영희(왼쪽)가 함께 일으켜 주고 있다. ②남북 고위 인사가 경기장에 마련된 주석단에서 관중을 향해 박수를 치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안문현 총리실 국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오늘의 승리는 번영(평화), 번영팀(평화팀)이 이긴다.”

4일 오후 3시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 마련된 1만 2000석에 가득 찬 관중의 응원 소리와 함께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통산 네 번째로 2003년에 이어 15년 만에 열렸다. 다만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5일 경기를 참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기념사에서 “북과 남의 체육인들은 통일 농구경기를 통하여 한 핏줄을 이은 혈육의 정과 믿음을 더욱 뜨겁고 소중히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답사에서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며 “남북이 농구로 하나 돼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을 새롭게 쓰기 위해 만났다”고 말했다.

또 “15년 전 남북 통일농구에 참가했던 선수가 이번에 감독이 돼 다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2003년 대회에 선수로 참가했던 허재 남자농구국가대표팀 감독을 지칭한 것이다. 2010년 작고한 부친의 고향이 신의주다. 그는 이번에는 국가대표인 두 아들(허웅·허훈)과 함께 방북했다. 허 감독은 2003년 당시 북한의 장신(235㎝) 센터 리명훈(49) 선수와 끈끈한 우정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둘은 만나지 못했다. 리명훈도 북한에서 농구 지도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후 3시 10분 장내에 울려 퍼진 ‘반갑습니다’ 노래와 함께 남북 선수가 둘씩 손을 잡고 등장하자 북한 관중은 각자가 준비한 빨강·노랑·파랑 막대풍선을 부딪치며 열띤 응원전을 시작했다.

30분 뒤인 3시 40분, 흰색 유니폼의 ‘평화팀’과 초록색의 ‘번영팀’으로 나뉘어 여자 혼합 경기가 시작됐다.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이루기 전에 남북 선수들이 서로를 경험하는 기회였다. 북측의 박진아(15)는 205㎝에 달하는 큰 신장을 이용해 9분 동안 9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가드 장미경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13득점을 올렸고 포워드 리정옥은 3점슛 8개를 포함해 남북 선수들 중 가장 많은 26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103대102로 번영팀이 승리했다.

이문규 번영팀 감독(남한 여자농구국가대표팀 감독)은 “평화팀 9번(리정옥)과 번영팀 7번(장미경)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 경기 2쿼터가 끝나자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명물로 통했던 취주악단이 ‘고향의 봄’,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소양강 처녀’ 등의 곡을 연주했다.

이어 오후 5시 40분부터 열린 남자 혼합경기에선 평화팀과 번영팀이 102대102로 비겼다. 지난 1월 체육 분야 우수 인재 자격으로 특별 귀화한 남측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평화팀에서 뛰며 덩크슛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 내 주석단에는 남측에서 조 장관 외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 국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앉았다. 북측에서는 김 체육상 외 최휘(국가체육지도위원장) 노동당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평양공동취재단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7-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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