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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엔 선수, 이젠 감독…평양 간 허재 “감회 새롭네요”

15년 전엔 선수, 이젠 감독…평양 간 허재 “감회 새롭네요”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04 17:05
업데이트 2018-07-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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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일농구 선수단 이끌고 방북…“옥류관 냉면이 15년 전과 다른 듯”

허재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이 15년 만에 북한 평양 땅을 밟았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허재 감독과 북측 리덕철 감독이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2018. 7. 4  사진공동취재단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허재 감독과 북측 리덕철 감독이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2018. 7. 4
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열린 2003년 선수로 방북했던 허 감독은 이젠 감독으로 다시 한번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찾아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허 감독은 4일 오전 평양에서 대표팀 첫 훈련을 하고 “15년 전에 여기 체육관 생겼을 때 처음 온 뒤 15년 만에 왔다”며 “처음 왔을 때와 비슷하게 기분 새롭고, 긴장된다고 할까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1999년 남북을 오가며 두 차례 진행된 통일농구는 2003년 평양에서 열린 대회를 끝으로 중단됐다.

2003년 당시 마지막 대회에선 남북을 대표하는 허 감독과 리명훈(49)의 끈끈한 우정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35cm 장신 센터 리명훈은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기도 했던 북한의 대표 농구 선수였다. 국제대회를 통해 자주 얼굴을 보면서 “명훈아”, “형”이라고 부를 만큼 친해졌다.

허 감독은 “예전에 리명훈 선수와 소주 한 잔 먹는 장면이라든지 대화를 나눈 것이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2003년을 마지막으로 보지 못했다.

북한 농구 관계자에 따르면 리명훈은 4·25 체육단 감독을 맡는 등 최근까지 농구 지도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후반인 리명훈의 아들도 북한에서 농구선수로 활동 중이다.

허 감독은 리명훈과의 재회를 고대했지만 3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리명훈은 참석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선수 생활할 때 옛날에 봤던 (북한) 선수들은 지금 고위 직책에 있는 것 같아서 많은 얘기는 못 하고 안부 인사만 했다”고 전했다.

리명훈은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옥류관 평양냉면은 15년 만에 다시 맛 봤다.

허 감독은 “15년 전이랑 옥류관 냉면 맛이 내가 느끼기엔 좀 다른 것 같다”며 “맛있게 먹었다”고 웃었다. 허 감독은 4일 점심에도 냉면을 먹었다.

만찬 도중 허 감독은 테라스로 나가 대동강 야경을 바라보며 대표팀 선수로 함께 온 두 아들 허웅, 허훈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허 감독은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념이 될 것 같아서 웅이, 훈이랑 사진을 한 장 찍었다”고 말했다.

아들들과 방북길에 오르면서 허 감독은 8년 전 세상을 떠난 신의주 출신 실향민 아버지도 떠올렸다. 방북 전 허 감독은 “저보단 아버지가 한 번 가셨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남녀 농구 대표팀은 북한 선수들과 섞여 4일 혼합 경기를 치렀다. 5일에는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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