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월드컵이 뭐길래/김성곤 논설위원

입력 : ㅣ 수정 : 2018-06-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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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브리타니아 정벌에 나섰던 로마군은 전투가 없을 때 공놀이를 했다. 이를 보고 배운 브리타니아인들은 AD 217년 ‘참회의 화요일’ 축제에서 로마군 격퇴 기념행사로 축구를 했다. 축구의 잉글랜드 기원설이다. 러시아월드컵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태극전사는 세계 1위 독일을 격파해 그간의 졸전을 잊게(?) 만들었다. 몸 사리지 않는 선수들, 화려한 개인기, 변화무쌍한 작전, 여기에 ‘내셔널리즘’이 가세하면 축구는 전쟁이 된다. 스타만으로도, 팀워크만으로도 안 되는 게 축구다. 몰입이 지나치면 광기로 변한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콜롬비아 대표선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가 귀국하는 날 공항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는 비극도 있었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1969년 월드컵 예선 이후 5일간 전쟁을 벌였다. 나도 작은 전쟁을 치렀다. 잉글랜드와 파나마 경기가 있던 날 아내는 ‘나의 아저씨’를 몰아 보며 TV를 독점했다. “그건 이어 보기이고, 이건 생방송이잖아?”, “한국 경기도 아닌데 뭘 그래?” 화가 나서 컴퓨터에 방송앱을 깔았더니 리모컨을 내놓는다. 이건 내가 이긴 건가?

2018-06-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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