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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잊지 않아야 역사가 보완될 수 있어”

“상처 잊지 않아야 역사가 보완될 수 있어”

입력 2018-06-27 23:04
업데이트 2018-06-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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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감사편지 공모전

초·중·고생 5500여명 참가
김소민·황지호·정혜원 대상
태국 참전용사에 감사편지 전달
“당신의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제16회 한국전쟁 참전용사 감사편지’ 공모전 3차 실기 시험이 진행됐다. 이날은 태국의 한국전쟁 파병 기념일인 10월 22일 현지의 참전용사들을 직접 찾아 감사편지를 전달할 대상 수상자를 뽑는 날이었다. 올해 공모전에 참가한 5500여명의 학생 중 1, 2차 시험을 통과한 32명(초등학교 7명, 중학교 7명, 고등학교 18명)은 유창한 영어 실력 등을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로부터 10일 후인 지난 26일 공모전을 공동 주최한 국가보훈처와 H20품앗이운동본부는 최종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대상에는 서울 한영외고 2학년 김소민(왼쪽·17)양, 부산 해연중 2학년 황지호(가운데·14)군, 인천 수정비전학교 5학년 정혜원(오른쪽·11)양이 선정됐다. 이들은 다음달 7일 전쟁기념관에서 국가보훈처장상을 받는다.

고등부 대상을 받은 김양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책과 영화를 보면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됐지만 잊으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우리를 지금 여기 있게 해 준 참전용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참전용사가 전쟁 이후 어떤 상처를 안고 살았을지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처를 잊지 않고 같이 아파 해야 역사가 보완될 수 있다고 봤다”며 “이분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양의 영문편지 끝 부분에도 “당신 덕분에 남북 관계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이 긴 여정의 끝에 좋은 결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감사의 메시지가 나온다.

중등부 대상을 받은 황군은 “참전용사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공모전에 참가했는데 상까지 타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평소 전쟁 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 작전에서 유엔군이 무기와 식량을 버리고 주민들을 배에 태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사람들이 자유와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초등부 대상에 선정된 정양은 미국에서 오래 지내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할아버지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자랑했다. 정양은 “참전용사들이 가족도 아닌 우리나라 사람들을 기쁜 마음으로 도와줬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나도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2018-06-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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