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공혜경

입력 : ㅣ 수정 : 2018-06-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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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을-너가 대신 얘기해줘(162.2×112.1㎝,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2014년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 졸업. 최정아 갤러리 등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

▲ 박노을-너가 대신 얘기해줘(162.2×112.1㎝,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2014년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 졸업. 최정아 갤러리 등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공혜경

어느 날은

문득,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뭘 먹을까

어딜 갈까

뭐하고 싶니

묻지 않고도, 입속의 혀처럼

척척 감기는 그런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별을 따오고

손끝의 움직임만으로도

나를 발가벗겨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그렇게 속이 뻥 뚫리게 후련해지는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은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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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 그 훌륭한 것을 주는 이가 바로 ‘애인’이다. 애인은 내 안의 허영, 욕정, 허물, 슬픔과 냉소까지도 다 용납하고 끌어안아 준다. 내 안이 텅 비었을 때 채워 주는 이,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알아주는 이, 내가 갈망하는 것을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갖다 주는 이가 애인이다. 나도 별을 따다 주는 애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우울을 명랑으로 바꾸고, 죽은 시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불꽃으로 일으키고, 권태와 무료에 지쳐 진절머리 나는 나날을 정금(正金)같이 빛나는 세월로 바꿔 줄 그런 애인이.

장석주 시인
2018-06-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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