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부모·자녀 분리 수용 철회
트럼프 “아내가 격리 반대 확고”이민자 출신 멜라니아 공개 압박
장녀이자 세 자녀 엄마 이방카도
“가족 격리 조치 끝내는 것 감사”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불법 입국한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강제 격리하는 지침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서명한 행정명령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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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12살 아들 신변 위협 느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밀입국한 가족을 함께 수용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한 뒤 “내 아내가 그것에 대해 매우 확고하게 느낀다”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족이 분리되는 것을 보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세 자녀의 엄마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경에서 가족 격리를 끝내는 중요한 행동을 취해 준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세 자녀의 엄마인 이방카 트럼프(가운데) 백악관 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불법 입국한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강제 격리하는 지침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게티/AFP 연합뉴스
워싱턴 게티/AFP 연합뉴스
의회전문지 더힐은 멜라니아가 12살 된 아들 배런의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수 있다고도 전했다. 온라인매체 더데일리콜러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이날 영화배우 피터 폰다의 트윗을 보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정보기관에 연락을 취했다. 삭제 조치된 이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12살 된 아들 배런을 멜라니아 품에서 떼어내 소아성애자가 있는 ‘우리’(케이지)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샴은 곧장 성명을 내 “역겹고 무책임하다”면서 이를 정보기관에 알렸다고 인정했다. 이에 폰다는 “TV에서 (밀입국자 미성년 자녀들이 울부짖는) 충격적인 사진을 보고 난 뒤 제정신이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일가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추가적인 부모·자녀 격리 조치는 중단됐으나 불법 입국자 전원을 기소해 구금하는 ‘무관용’ 이민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추방명령을 선고받았던 적이 있는 밀입국자의 미성년 자녀의 경우 부모와 격리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꼬집었다.
●불법이민자 전원 구금 정책은 그대로
또 이미 지난 한 달여 동안 부모와 강제 격리된 자녀 2300여명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미 국토안보부(DHS)가 자녀와 격리 수용된 부모에게 제공한 정보는 이민관세단속국(ICE)과 난민재정착보호소(ORR) 연락처뿐이기 때문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8-06-22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