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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6-21 22:40
업데이트 2018-06-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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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원서 사상 최초 연설

“한반도에 평화체제 구축되면
러시아와 3각 협력으로 확대
러·韓·北의 지혜가 합쳐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 다져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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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러시아 하원서 첫 연설
文대통령, 러시아 하원서 첫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 본회의장에서 하원의원 400여명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교류의 역사와 한·러 관계, 양국 간 협력 방향과 한반도 상황 변화가 가져올 유라시아 공동번영 협력 전망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을 찾아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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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진 찍는 러시아 의원들
文 사진 찍는 러시아 의원들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하원 본회의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연설한 뒤 하원의원들에게 둘러싸여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휴대전화로 문 대통령을 촬영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 철도(TKR)를 구축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완성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건 처음이다. 러시아 하원의원 450명 가운데 410명이 자리해 문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18분 연설… 러시아 의원들 수차례 박수

문 대통령은 18분 연설에서 7차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한 대목에서 예상치 못한 갈채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러시아(58번), 한국(33번), 협력(23번), 평화(18번), 유라시아(17번), 경제(13번) 순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 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맞닿아 있다며 한·러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랑한 대문호 톨스토이를 언급하며 “러시아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은 정신적으로 아주 강인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정서적 공감대를 넓혔다. 러시아로 망명해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한국의 독립투사들을 도왔던 나라도 러시아라고 언급하고 양국 간 역사적 교집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의원들은 30여초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연단 뒤쪽으로 이동해 하원 의장단 및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환담하는 중에도 여러 번 박수갈채가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셀카’ 촬영을 했다.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를 포함해 문 대통령은 러시아 의원들에게 3차례 기립 박수를 받았다.

●2차대전 ‘무명용사의 묘’ 헌화도

이날 문 대통령은 2차 대전 중 희생된 러시아인을 기리는 ‘애도의 날’(22일)을 앞두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으며,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또 재외국민, 고려인 동포, 러시아 인사 등 200여명과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를 했다. 러시아 무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참석해 한·러 우호 친선의 의미를 더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6-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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