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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입력 2018-06-21 21:58
업데이트 2018-06-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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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원서 사상 최초 연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의원 4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 철도(TKR)를 구축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완성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 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돼 왔다”면서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58번), 한국(33번) 다음으로 협력(23번), 평화(18번), 유라시아(17번), 경제(13번)란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의 목적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한·러 경제협력 확대, 향후 남·북·러 3각 경제협력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게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 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달라진 한반도의 모습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하며 한·러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가 사랑한 대문호 톨스토이를 언급하며 “러시아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아주 강인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정서적 공감대를 넓혔다. 한국 최초의 주(駐)러시아 상주공사인 이범진 공사가 1905년 러시아에서 ‘망국 소식’을 들었을 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도, 러시아로 망명해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한국의 독립투사들을 도왔던 것도 러시아라고 거론하며 양국 간 역사적 교집합을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던 문 대통령으로선 취임 후 두 번째 러시아 방문이다. 특히 이번 방문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의 첫 번째 정상외교 무대란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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