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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규모 650억대 ‘가짜 영광굴비’ 적발…17명 기소

역대 최대규모 650억대 ‘가짜 영광굴비’ 적발…17명 기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6-18 09:58
업데이트 2018-06-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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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참조기 5천t 영광굴비 ‘둔갑’…백화점·마트·홈쇼핑 유통

10년 가까이 수백억 원대 가짜 영광굴비를 판매해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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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굴비
영광굴비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이준엽 부장검사)는 중국산 참조기를 영광굴비로 속여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60)씨 등 15개 업체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 하고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 씨 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참조기 5천t을 전남 영광산 굴비로 꾸며 대형 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들여온 중국산 참조기 가격만 해도 2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 등이 영광굴비로 둔갑시켜 시장에 판매한 금액은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최소 6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당국에 적발된 가짜 영광굴비 사건의 범행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번에 적발된 업자들의 유통업체 납품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영광굴비는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의 항구인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은 참조기를 말린 것을 지칭한다.

국산 참조기는 크기가 서로 다른 것들이 많지만, 중국산 참조기는 크기가 대체로 비슷해서 상품으로 포장하면 겉보기에 좋아 가짜 영광굴비를 제조·유통하는 업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중국산 참조기 수입 물량 중 상당수가 가짜 영광굴비를 만드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국산 참조기의 수입 물량은 연평균 3만t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굴비가 주요 산업인 영광군은 가짜 영광굴비 사태를 막기 위해 2013년 ‘가짜 영광굴비 판매 대책’을 세우고 생산자 이력제와 진품 인증태그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가짜 영광굴비는 주로 수산물 가공업체 작업장에서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만드는 사례가 많다. 가짜 영광굴비 업자들은 대량 가공을 위해 전통적인 방식인 해풍 건조가 아니라 냉풍기 등 인공적 방법으로 생선을 말리기도 한다.

영광굴비 등 수산물의 원산지 구분은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같은 바다의 참조기를 중국 어선이 잡으면 중국산, 한국 어선이 잡으면 국산이 되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도 검찰은 수산물의 이런 특성은 물론 일부 짝퉁 제조업자들이 영광굴비 산업 전체에 미칠 악영향 등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침인 원산지 표시 관련 법령을 어기고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결국 소비자 선택권을 크게 침해한다는 판단이 우선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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