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장성급 회담이 열렸다. 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안 수석대표는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MDL) 위에 심은 소나무를 화두로 꺼냈다. 남북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거의 11년만에 열리는 것이다.
안 수석대표는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사진을 꺼내들고 “4월 27일 북남수뇌(남북정상)상봉과 회담 당시에 (김정은)국무위원장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께서 심으신 소나무가 잘 자라냐”고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에게 물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 MDL 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1953년생 소나무를 심은 것을 화두로 삼은 것이다.
안 수석대표는 잘 자라고 있다는 답변에 대해 “사실 남측에서 회담하면 넘어가서 그 나무에 물도 주고 복토도 하고 김도 메주고 사진도 찍고 계획했다”면서 “북쪽에서 하다 보니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는데 수고스럽지만, 남측 대표단이 돌아가시는 길에 소나무를 돌아보고, 우리 마음을 담아 가꿔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북남 사이 (군)통신이 개통되는 첫 통신문에 그 결과물을 알려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북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완전 복원에 합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였다.
안 수석대표는 돌연 “아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여기 KBS1 라디오와 연합뉴스랑 많은 기자분이 오셨겠는데, 기자분들이 돌아가시는 길에 취재해서 신문과 방송을 통해 띄우면 우리가 오늘 저녁쯤으로 볼 수 있겠다.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 중앙식물원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찍어왔다면서 A4용지 크기의 사진을 보여줬다.
안 수석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심으신 나무다. 얼마나 잘 자랐나. 남측 대표단과 기자 선생들이 돌아가시면 노무현 대통령께서 심은 나무의 푸르싱싱함과 함께 10·4 정신이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수석대표는 “우리 회담을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는 의견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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