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살 할머니도, 외국인노동자도… “한 표가 세상 바꾼다”

입력 : ㅣ 수정 : 2018-06-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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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투·개표 현장 이모저모
‘투표소 인증샷’ 하나의 문화로
MB 옥중 투표·박근혜는 포기
투표소에서 촬영 후 적발 소동
불법 선거도박 정황 포착 내사
훈장선생님도 인증샷 찰칵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충남 논산 양지서당 유복엽 큰 훈장과 가족들이 연산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논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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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장선생님도 인증샷 찰칵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충남 논산 양지서당 유복엽 큰 훈장과 가족들이 연산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논산 연합뉴스

영주권 받았으면 외국인도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초등학교 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나이지리아 출신 우구오마 오빈나 사무엘씨가 투표하고 있다. 사무엘씨는 3년 전 영주권을 받아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서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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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권 받았으면 외국인도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초등학교 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나이지리아 출신 우구오마 오빈나 사무엘씨가 투표하고 있다. 사무엘씨는 3년 전 영주권을 받아 지난해 19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서울 연합뉴스

18세 미만에게도 투표권을 전북 군산 청소년들이 13일 오전 수송동 롯데마트 옆에 마련된 모의투표소에서 참정권 실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군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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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 미만에게도 투표권을
전북 군산 청소년들이 13일 오전 수송동 롯데마트 옆에 마련된 모의투표소에서 참정권 실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군산 연합뉴스

“나를 대신해 제대로 일할 것 같은 사람을 찍었습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이지 않습니까.”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전국의 유권자들은 각자의 의미를 담아 한 표를 행사했다. 소중한 권리 이행을 기념하며 투표소 안내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행위는 이제 하나의 투표 문화로 자리잡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투표한 최광휘(46)씨는 “서울시장에게 시를 운영할 권리를 준 사람은 바로 나”라면서 “믿음이 가는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교동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입구에서는 한 노부부가 누구를 찍을지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할머니가 “○번 찍어”라고 하자 할아버지가 “내 마음대로 찍을 거야”라고 되받았다.

간호조무사인 조윤정(24)씨는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관악구 대학동의 투표소를 찾았다. 조씨는 “투표로 세상이 바뀌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잠이 쏟아지는 것을 무릅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교육열이 높은 곳으로 알려진 강남구 대치동의 유권자들은 서울교육감 선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단대부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만난 김모(43)씨는 “전교조 친화적인 후보냐 아니냐가 선택의 기준이 됐다”고 전했다.

국내로 이주해 국적을 취득한 유권자들도 주인 의식을 발휘했다. 이모(71·여)씨는 “중국에서 온 이주민들의 일자리를 늘려 주겠다고 약속한 후보를 찍었다”고 귀띔했다. 인천에 사는 회사원 김모(30)씨는 “마땅히 지지하는 후보가 없어 투표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정치인의 막말에 화가 나 투표장에 나왔다”고 했다.

울산 중구 우정동 제3투표소에서는 1917년 7월생인 김두애(101) 할머니가 주변 사람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직접 한 표를 행사했다. 김 할머니는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거소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은 “선거연령을 낮춰 달라”고 촉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른들끼리만 하는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국YMCA와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청소년모의투표 운동본부’는 같은 장소에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만 참여할 수 있는 서울시장·서울교육감 선거를 진행했다.

각종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충남 서산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50대 남성이 투표지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서산 인지면 차동초등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의 기표소 내에서 ‘찰칵’ 소리가 들렸고, 선거 관리 직원이 A(58)씨를 적발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투표지 사진은 삭제됐고, 그 표도 무효 처리됐다. 울산 중구에서도 40대 여성이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공직선거법 제166조의2는 기표소 내 투표지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지방선거 결과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가 운영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충북경찰청에 내사를 지시했다. 해당 사이트는 일부 광역단체장 선거에 돈을 걸어 결과를 맞히면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팀·전국종합 jiye@seoul.co.kr
2018-06-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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