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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 정상회담]비핵화 서약한 북·미…힘 받는 文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론’

[6·12 북미 정상회담]비핵화 서약한 북·미…힘 받는 文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론’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8-06-12 23:10
업데이트 2018-06-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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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국길 文대통령과 통화, 회담 공유…“北美합의 이행 공조”

공동합의문 ‘판문점 선언’ 재확인
평화체제 구축 협상 좌초 않도록
‘중재자’ 역할 더욱 견고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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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북·미가 12일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각각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약속을 맞교환하고 새로운 관계 수립을 선언한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탄력을 받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북·미 간 무력시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폭탄’까지 맞물려 일촉즉발로 치달았던 상황에서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를 견인해 온 ‘운전자’다. 또 북·미 회담이 전격 취소된 뒤 한·미 정상회담(5월 22일)과 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불씨를 되살린 ‘중재자’다. 북·미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중·일·러 등과의 관계에서 문 대통령의 ‘그립’이 견고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위상은 에어포스원으로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회담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북·미 합의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위한 긴밀한 협의 및 공조를 다짐한 데서 확인된다. 회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정상이 통화한 것도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훌륭한 대화 상대였고, 돈독한 유대 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도 회담의 성공적 결실을 높게 평가하는 한편 북·미가 미군 유해발굴 사업에 합의한 것과 관련, “남·북·미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이 역사적인 공동합의문에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서약한다’고 명문화한 대목도 ‘운전자론’의 위상 강화와 맞닿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후속 회담을 예고한 만큼 향후 ‘대화 테이블’이 엎어지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에도 비중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은 북한 체제 안전을 약속했지만,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란 비핵화 대화의 ‘최종 출구’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문 대통령이 회담 뒤 발표한 메시지에서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며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 갈 것”이라며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 이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가 북·미 수교 협상과 함께 본격화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가진 신뢰는 협상이 좌초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평형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최종 협상에서 큰 역할을 했고, 아주 훌륭한 신사이자 저의 친구”라며 신뢰를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함께 북·미 정상의 첫 악수를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18분 동안 중계를 본 뒤에야 비로소 회의를 시작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6-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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