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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부끄러울 것 없다’…김정은 中전용기이용 솔직 공개

北 ‘부끄러울 것 없다’…김정은 中전용기이용 솔직 공개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6-11 13:30
업데이트 2018-06-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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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파격적인 ‘실리주의’ 반영…“북중관계 굳건하다” 과시의도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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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소식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한 소식을 1면과 2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은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서 마련해준 전용기에 오르는 김정은의 모습. 2018.6.11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소식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한 소식을 1면과 2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은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서 마련해준 전용기에 오르는 김정은의 모습. 2018.6.11 연합뉴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북한이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고위급의 전용기 이용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해 눈길을 끈다.

최고 지도자가 타국 항공기를 이용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떠난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환송 나온 당 및 정부 지도간부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중국 전용기에 오르시였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날 1·2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과 싱가포르 도착 직후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영접을 받는 등의 장면을 담은 컬러사진 16장을 게재했다.

이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 뒤로 중국 국적기임을 뜻하는 ‘에어 차이나(AIR CHINA)’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전용기가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 전용기 트랙 위에서 배웅 나온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 옆으로 기체 동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중국의 지도자가 외국 순방에 나선 걸로 착각할 정도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의 전용기인 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 747기를 타고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이와 관련해 북한의 요청으로 자국 민간항공사가 북한 대표단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담판을 앞두고 외국 국적기를 이용한 사실을 알린 것은 여러 측면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 강국’, ‘강성대국’, ‘자력갱생’ 등을 외쳐온 북한 정부 입장에서 보면 주민들에게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체면이나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돼 솔직한 공개로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동안 경색됐던 북·중 관계의 돈독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견뎌내는 데 중국이 뒷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합리적인 리더 스타일로 (비행기 이용에 따른)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을 들은 것”이라면서 “여기에 회담을 앞두고 우방인 중국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가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사실을 하루 늦게 보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한은 최근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평양으로 귀환한 이후 방중 사실을 보도했다. 두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보도 시점은 상당히 빠르다. 집권 이후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최고 지도자의 ‘광폭 행보’를 적극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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