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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개구리 소식/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개구리 소식/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8-06-05 21:06
업데이트 2018-06-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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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 숨 쉬고 움직이는 동물과 만나면 친근감이 앞선다. 아마도 개를 키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삶에 가까웠던 까치나 비둘기, 참새가 유해 조류로 분류돼 퇴치와 밉상의 대상이 된 지 꽤 오래다. 그래도 산책 길에 이 새들을 보면 해롭다는 생각보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인간은 참 제멋대로인 동물이다 싶다.

아파트 단지 벽에 잃어버린 새를 찾는다는 방이 붙어 있다. ‘김밥’이란 이름을 가진 앵무새류의 새인데,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는 새이니 ‘저희에게 가족 같은 김밥’을 보시면 연락해 달라는 새 주인의 호소가 사진과 함께 피눈물처럼 종이에 적혀 있다. ‘가족’이라 표현했으니 그 마음은 어떨 것인가.

집 근처 연못을 야밤에 지나다 개구리 소리에 깜짝 놀랐다. 개구리가 살 만한 곳이 아니라 처음에는 녹음기라도 틀어 놓은 줄 알았다. 몇 날이고 들렸는데 어느 날 동네 게시판에 ‘공지 사항’이 떴다.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 연못의 물을 빼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소리가 안 들린다. 개구리가 채비를 차려 물 빠진 연못을 떠나는 장면을 상상하니 한편으로 섭섭하다.

2018-06-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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