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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2006년 선거부터 매크로 돌려 여론조작 시도”

“한나라당, 2006년 선거부터 매크로 돌려 여론조작 시도”

입력 2018-06-05 09:26
업데이트 2018-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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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이 했던 방식과 동일한 수법
정당 선거운동 조직이 여론조작 시도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 ‘사이버팀’ 운영
“당에서 아이디 100개 넘게 제공”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운동 기간에 ‘매크로 프로그램’(매크로)을 활용해 포털에 댓글을 다는 등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5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최근 ‘드루킹’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매크로를 써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조작한 것이다.

매크로는 한번에 기사의 여러 댓글에 공감·추천 등을 자동으로 올리는 프로그램이다.

한겨레는 이날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한나라당 A의원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B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B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 캠프에 온라인 담당자로 참여했다.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그 증거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한겨레에 공개했다. B씨의 캠프 상관이었던 상황실장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검색 1순위 작업 대책 시행 바람”이란 문자를 보내자, B씨가 “야간 매크로 세팅하겠습니다”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상황실장은 밤 11시가 넘어 “매크로 했니?”라고 재차 확인한다.

이에 대해 B씨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등이 출마해 계파 갈등이 첨예하던 상황에서 경쟁자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검색어 1위로 올리기 위해 매크로를 활용해 계속 검색이 이뤄지도록 조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사이버팀’에 파견돼서도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사무실이 아닌 여의도 이룸빌딩 1층에 ‘사이버팀’ 사무실을 차리고, 중앙당에서 제공한 100개 이상의 네이버 아이디로 MB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고, 부정적 기사에 댓글을 다는 일을 하는 데 매크로를 썼다”고 말했다.

B씨는 “특히 이명박 지지 선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나 BBK 관련 기사들에 드루킹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매크로를 써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제17대 대선 투표일 하루 전인 2007년 12월 18일치 연합뉴스 기사 ‘신당 BBK 막판 대공세’에 달린 댓글을 보면, 아이디 ‘ibl7****’ ‘ghos****’ ‘rokm****’ 등이 “이명박은 네거티브 하지 않는다” “이명박은 유일하게 연탄 정책에 관심을 가졌다” 등의 댓글을 반복적으로 달았다고 한다.

또 투표 이틀 전인 2007년 12월 17일치 연합뉴스 기사 ‘노 대통령 BBK 사건 재수사 검토 지시(종합)’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아이디 ‘ghos****’ ‘rokm****’ 등이 역시 반복적으로 “이명박 청계천의 신화와 서울숲을 만 이명박 청계천의 신화와 서울숲을 만들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짤 때 생긴 오류가 수정 없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B씨는 한겨레가 확인한 위 내용들이 “내가 했던 댓글 작업들이 맞다”면서 “오타 반복은 워낙 많은 작업을 하다 보니 매크로 작업 타이밍이 꼬여 복사-붙이기에서 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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