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류’… 체면 구긴 차세대 전산시스템

입력 : ㅣ 수정 : 2018-06-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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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개설한 우리은행 ‘위니’
계좌 이체·카드 결제 등서 장애
저축銀중앙회는 이자 중복 지급
고객들 “믿고 돈 맡기겠나” 분통


우리은행 계좌와 우리카드를 쓰는 직장인 A씨는 지난 1일 점심시간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안 돼 현금을 탈탈 털어야 했던 것. A씨는 “전날 월말 거래량 증가로 발생한 오류가 1시간 만에 복구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월초까지 결제 장애가 이어졌다”면서 “우리카드만 쓰는데 현금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우리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시대를 맞아 시스템 교체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게 당초 구상이었지만 각종 오류와 장애 등으로 오히려 체면을 구기게 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3000억원을 들여 지난달 8일 개설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에서 연이어 오류가 발생했다. 가동 첫날 오전 내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 실행되지 않는 등 장애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원터치알림 앱 먹통, 군인 월급 입금 지연 등 전산 오류가 잦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월말 거래량 증가로 계좌 이체와 카드 결제 등까지 장애가 발생하자 고객들은 “어떻게 믿고 돈을 맡기냐”는 반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1일 카드 결제 오류는 비씨카드 전산의 문제였다”면서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추기 위한 대규모 작업이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2월 19년 만에 새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저축은행중앙회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4월 말 예금계좌 800개에 총 1억원가량의 이자를 중복 지급했다. 새 시스템이 올 1분기 예금결산을 하면서 이미 지급된 지난해 4분기 이자를 중복으로 처리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 67개 저축은행 중 12곳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지난달 말 환수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전산 오류는 고객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에서 고객을 상대하던 은행원 역할을 이제 앱이 대신하는 것인데 잦은 오류로 고객 서비스의 질이 낮아졌다”고 꼬집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에 투자하는 것을 수익이 나지 않는 비용으로만 인식하면 사고가 터질 위험이 커진다”면서 “은행들이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사전에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8-06-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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