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1까지 시험 없어도 괜찮을까요

입력 : ㅣ 수정 : 2018-06-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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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년제’ 삼성중 공개 수업
필수 교과 외 다양한 활동·체험
객관식 대신 서술·논술형 시험
“평가 방식 바꾸니 소통 활발해”
4일 충북 음성 삼성중 1학년 1반 학생들이 자유학년제 일환으로 마련된 ‘우리마을 행복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 내 외국인과 지역 주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문화 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4일 충북 음성 삼성중 1학년 1반 학생들이 자유학년제 일환으로 마련된 ‘우리마을 행복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 내 외국인과 지역 주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문화 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 지역에는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들이 많으니까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센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센터 이름은 꽉 찼다는 의미의 ‘다올찬 다문화센터’입니다.”

4일 오후 충북 음성 삼성중학교 1학년 1반 사회 시간. 네 팀으로 나뉜 학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필요한 시설과 필요한 이유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삼성중은 1학년 1년 동안 성적에 반영되는 시험을 보지 않는 대신 지역 활동이나 직업 체험, 예술 등 교과 외 활동을 하는 자유학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공개 수업을 진행한 사회과 류아람 교사는 “수업 평가는 학생들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해당 팀이 무슨 발표를 했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으로 끝난다”면서 “자유학년제가 아니라면 진도 등의 압박으로 이런 수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년제는 전국 중학교 중 1503곳(전체 46.8%)에서 시행 중이다. 혁신학교인 삼성중은 자유학년제 외에도 지난해 2학기부터 객관식 지필 시험을 100% 서술·논술형(영어는 50%)으로 바꿔 치르고 있다.

홍석중 삼성중 교장은 “평가 방식을 바꾸니 학생과 교사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선 삼성중 행복교육운영부장은 “서술·논술형 시험을 도입했더니 항상 100점이던 아이가 논술한 답을 보고 그동안 이해를 잘 못하고 있었다거나 매번 낮은 점수를 받던 아이도 나름의 논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선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자유학년제가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서울 강남 학원가 등 사교육계에서는 “자유학기인 1학년에 수학을 미리 공부해야 수포자(수학포기자)가 안 된다”는 전단지가 돌아다니고 있다.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자유학년제 기간을 선행 학습에 활용하도록 부추기는 홍보 활동이 성행하는 것이다.

삼성중 학부모인 김경철 열린아버지학교 대표는 공개 수업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자유학년제와 삼성중의 논·서술형 평가 방식은 교육적 측면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고교 진학 후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고교와 대학 등에서도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중을 찾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꼭 배워야 할 학습 부분은 반드시 이수하면서 기존의 체험·진로학습으로 확장하는 한편, 교과 수업의 흥미를 북돋는 역할을 하는 쪽으로 자유학년제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음성(충북)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8-06-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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