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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끈 놓지 않은 문대통령 ‘불씨 살리기’ 진력

북미대화 끈 놓지 않은 문대통령 ‘불씨 살리기’ 진력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25 10:45
업데이트 2018-05-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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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 간 직접대화 촉구…‘하위단계’ 논의 한계 지적하며 ‘파격소통’ 주문북미정상 비핵화 대화 ‘진심불변’ 강조…과거회귀 아닌 일시적 현상 판단한 듯트럼프·김정은도 ‘대화 공간’ 남겨…중재자로서 문대통령 역할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무산에도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촉구하면서 대화 동력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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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문재인 대통령,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0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5.25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던 북미 정상 간 역사적인 대좌가 일단 제동이 걸리자 당혹감과 깊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당사국 정상들의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공식화한 전날 밤늦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긴급 소집,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이란 성과물을 도출했음에도 회담 성공의 가늠자인 비핵화를 둘러싼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진행됐던 ‘하위 단계’ 논의의 한계성을 지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다 서로가 레드라인으로 보는 경계를 넘나드는 일이 더러 생겨서 결국 일이 틀어지게 됐다는 인식으로도 읽힌다.

“상황이 어려운 만큼 (북미) 두 정상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긴밀하게 대화를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거대의제’가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장을 찍는’ 회담 당일에만 직접 소통할 게 아니라 더욱 높은 수준의 성과물을 담보하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부터 직접 소통을 통해 장애물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의중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는 ‘수단’으로서는 물론 지금껏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소통방식에서도 ‘파격’이 절실하다는 현실론에 입각한 주문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 이유로 “북한의 최근 발언에 기초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한 점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의 체제보장을 지속해서 직접 언급했음에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미국을 맹비난하며 태도를 돌변한 게 회담 취소의 주요 사유였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 부분이다. 6·12 회담이 취소되면서 단기적인 경색 국면은 불가피하겠지만 현 상황이 북미 간 전쟁도 불사할 것 같았던 이전 상황으로의 회귀나 근본적 구도의 변화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판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건설적 대화와 행동에 나설지와 언제 그렇게 할지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따르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됨으로써 수십 년에 걸친 가난과 탄압을 끝낼 기회가 있다”고 했고, 이 소식을 접한 김정은 위원장도 김계관 제1부상에게 위임한 담화에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해 양측 모두 북미회담의 문을 닫지 않았다.

특히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 수뇌 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간의 대미 비난을 스스로 격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은 상황 타개에 대한 강한 의지로도 볼 여지가 있다.

문 대통령도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북미 정상의 공통된 메시지를 토대로 양 측간 접점의 영역을 넓히는 데 혼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취소 발표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곧바로 재천명한 것도 북미 양 정상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자 중재역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6·12 회담 전격 취소가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북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진통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상호 충분한 신뢰 쌓기 과정을 통해 합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섞인 분석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재자’이자 ‘협상가’로서 문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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