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 은폐 의혹 폭로
한진家 세 모녀 모두 출국금지4년 전과 똑같이… 고개만 숙인 조현아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20여명을 불법으로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고개를 숙인 채 출석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4년 12월 ‘땅콩회항’ 논란 당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하던 조 전 부사장의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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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부사장은 모친인 이 이사장과 함께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필리핀인들을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일한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지난 10여년간 20여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날 낮 12시 55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도착한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당국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대한항공 마닐라지점이 필리핀 현지에서 도우미를 모집한 뒤 조 회장 일가에 들여보내는 데 관여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국세청이 고발한 조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내 한진칼, 정석기업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도 포함됐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진에어 측이 지난해 비행기의 중대한 엔진 결함에도 수익을 위해 비행을 강행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9월 19일 괌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의 왼쪽 엔진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단순 지시계통 결함으로 조작해 은폐했다는 주장이다. 연대 측은 “엔진 결함은 폭발 위험까지 수반하는 만큼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서 “비행 강행은 최고경영자가 고객 안전을 무시하고 수익에만 집착한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해당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정지 후 연료 공급관에 남아 있는 잔여 연료에 의해 연무 현상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5-2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