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핵실험장, 12년간 전세계 6번 흔들고 역사 속으로

입력 : ㅣ 수정 : 2018-05-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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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06년 1번 갱도서 첫 실험
때마다 불안에 떨었던 국제사회
흙무더기 변화 움직임까지 주시
작년 마지막 실험 끝으로 사라져


北, 지하 갱도에 다중 차단문 설치
1번 갱도는 오염 탓 이미 폐쇄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한 24일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역내 설치된 TV 앞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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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한 24일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역내 설치된 TV 앞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 핵 개발의 메카인 ‘풍계리 핵실험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이곳에서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이 이뤄졌다. 2009년, 2012년, 2016년 1월과 9월, 지난해까지 모두 여섯 차례 핵실험이 있었다. 여섯 번의 핵실험 때마다 한반도 정세는 격랑에 휘말렸고,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국제사회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국내외 정보당국과 북한 연구자들은 폭발사고와 인공지진파는 물론 흙무더기의 변화까지 풍계리의 움직임을 주시해 왔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한식 표현은 ‘북부 지하핵시험장’이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단행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 처음 이 용어를 썼다. 이 단어는 북한의 1·2차 핵실험 보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정부와 국내 언론은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부터 지명 이름을 따 이곳을 줄곧 ‘풍계리 핵실험장’이라고 불렀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양강도 백암군과 함경북도 명간군 사이에 있는 만탑산 계곡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길주군 시내에서는 약 42㎞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핵실험 장소로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핵실험장 내 갱도 입구는 총 4개다. 동쪽에 있는 1번 갱도는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 사용됐으나 방사능 오염으로 폐쇄됐다. 북서쪽에 있는 2번 갱도는 북한이 2∼6차 핵실험에 사용한 곳이다.

2번 갱도에서 남쪽으로 150m가량 떨어진 4번 갱도는 북한이 4∼5차 핵실험 준비 중에 굴착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굴착을 재개했고 가장 남쪽에 있는 3번 갱도는 북한이 2012년 3월 굴착을 마친 뒤 현재까지 유지·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폭발이 이뤄지는 지하 갱도는 방사성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여러 갈래로 뻗은 달팽이관 모양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달팽이관 모양의 가장 안쪽에 설치된 핵폭발 장치를 터뜨리면 가스나 잔해가 갱도를 따라 급속히 퍼지는데 이를 차단하기 위해 두꺼운 격벽과 다중의 차단문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보안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의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소개(疏開)하고, 상시 경비로 이 지역에 대한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 특히 6차례 핵실험으로 풍계리 주변은 방사성물질로 크게 오염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5-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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