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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체제 보장” “납치피해 해결”… 중·일 ‘워싱턴 외교전쟁’

“北체제 보장” “납치피해 해결”… 중·일 ‘워싱턴 외교전쟁’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5-24 18:12
업데이트 2018-05-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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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수장, 美국무 연쇄 면담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수싸움
러 외무장관 다음주 평양 방문
아베, 26일 러시아서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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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으로 달려간 中
워싱턴으로 달려간 中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 외교수장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폐기 및 한반도 평화문제 등을 논의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신화 연합뉴스
다음달 12일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대국 간 외교전이 동시다발로 전개되고 있다. 저마다 동상이몽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은 북·미 정상회담의 방향을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외교수장이 동시에 미국으로 날아갔고, 러시아 외무장관은 다음주 북한으로 들어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러 24일 러시아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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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으로 달려간 日
워싱턴으로 달려간 日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 외교수장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폐기 및 한반도 평화문제 등을 논의했다. 사진은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미소를 띤 채 악수를 하는 모습. 워싱턴 EPA 연합뉴스
이번 대화 국면에서 자국 외교 역량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비핵화 절차 또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적절한 시기에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고 이러한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의 실현과 함께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을 감안했을 때 왕 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비핵화 선언 이후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약속을 분명히 할 것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 압박을 유지하고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계속 완전히 집행한다는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이날 워싱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 무기와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도록 요구해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양국은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본과 미국 사이의 역할 분담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두 나라에는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쇼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다음주 방북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AFP에 “외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날짜는 따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 날짜로 오는 31일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지난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데 대한 답방으로 보인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그 어느 때보다 북한과 좋은 이웃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리 외무상 등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좋을지 등에 대한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에 우호적인 입장이지만,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지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26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등에 대한 양국 간 현안이 주요 의제이지만, 특별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5-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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