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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들려주고 고민 들어주죠” 공군 지키는 ‘우유법사님’

“법문 들려주고 고민 들어주죠” 공군 지키는 ‘우유법사님’

박홍환 기자
입력 2018-05-21 22:42
업데이트 2018-05-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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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첫 여성 법사 자원 스님

아침·저녁 초소 돌며 우유 건네
상담서 자살위기 파악해 막기도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로 부임한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자원 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있다. 2017년 7월 임관한 자원 스님은 올해 군종법사로서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는다.  공군 제공
공군 최초 여군 군종법사로 부임한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자원 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있다. 2017년 7월 임관한 자원 스님은 올해 군종법사로서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는다.
공군 제공
경남 사천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는 ‘우유법사님’으로 통하는 여군 군종법사 자원(34·속명 홍순영) 스님이 복무하고 있다. 대위 진급 예정자인 자원 스님이 매일 아침과 저녁 초소를 돌며 초병들에게 우유를 건네주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초병들은 자원 스님이 건네준 우유를 마시며 잠시나마 근무로 인한 피로를 잊는다.

자원 스님은 공군 내 군종법사 가운데 최초이자 유일한 여군이다. 지난해 7월 임관했다.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3학년 때 100일 기도를 하던 중 스님이 되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해 출가했다고 한다. 동학사에서 4년, 해인사에서 3년간 수행에 매진한 자원 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를 나와 군종법사를 자원했다. 수행하며 닦은 공덕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선택한 길이다.

자원 스님은 제3훈비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법회를 열어 부처님의 법문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조종사들을 상담하며 그들이 비행훈련에 매진해 조국 영공을 수호할 ‘보라매’로 태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식적인 법회 이외에도 수시로 장병들과 차를 나누며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덜어 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한 병사와의 면담에서 자살 위기를 파악해 미연에 방지했다고 했다. 자원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하루 전날인 21일 “출가 후 공부를 열심히 하면 깨달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부처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님처럼 부족하나마 제가 닦은 공덕을 장병들과 나누는 군종법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군에는 자원 스님 외에 육군 2명, 해군 1명 등 모두 4명의 여군 군종법사가 장병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심을 전하고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2018-05-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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