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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보다 자신만의 ‘시 세계’ 집중…김해자·송주성 ‘걷는사람 시인선’ 선봬

시류보다 자신만의 ‘시 세계’ 집중…김해자·송주성 ‘걷는사람 시인선’ 선봬

입력 2018-05-21 10:53
업데이트 2018-05-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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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운다.
‘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운다.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시인선 시리즈를 선보였다.

‘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운다.

시인선 첫 번째 시집으로, 최근 김해자 시인의 ‘해자네 점집’을 선보인 바 있다.

이어 걷는사람 시인선 그 두 번째는 송주성 시인의 첫 시집 ‘나의 하염없는 바깥’이다. 송주성 시인은 199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근 2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내게 됐다.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작고 사소해 보이는 장면조차도 수시로 생애의 떨림을 통으로 전달하는 고독의 냄새가 솟구치는 시편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인 만큼 그 시적 사유의 힘이 탁월한 시편들이 시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집에 담긴 60편의 시 속에서 시인은 대체로 혼자다. 혼자 먼 길을 오가는 사람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 보이는 곳으로 멀리’ 떠나버리는 자다. 이로써 작은 장면 너머, 풍경 너머에 선명하게 자리한 생의 근원적 외로움을 응시하는 단독자의 시선은 과장도, 엄살도 없이 시종 고요하다. 특유의 고요한 시선으로 시인은 우리네 삶, 그 안과 바깥을 찬찬히 조망한다.

발문에서 김형수 시인은 “시가 ‘존재의 기록’이 되는 소이는 주제나 메시지 같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시적 화자의 눈에 띄는 세계, 사물이나 현상 등이야말로 시인이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송주성의 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은 ‘사막’이다. 여기서 시인은 그 막다른 곳, 끝없는 ‘사막’을 걷고 또 걷는 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름마저 고비인 사막/ 길을 잃고서야 길을 생각하게 된다”(「바깥 5」)는 그의 사유는 진중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진폭을 확대하며 성찰의 지점으로 나아간다.

송주성의 시는 고독하지만 결코 나약하지 않다. 그의 시는 끝없이 막다른 길을 서성이는 듯하지만, 그 길은 언제나 길 아닌 것과 함께 다시 이어진다. 그러므로 그는 “길 아닌 길의 끝을 또 이어가”는 자다. 그가 밤새 사막을 걷지만, 어느새 낮이 되면 일상에 굳건히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발문에서 김형수 시인은 강조한다. “사실, 그의 시어들은 대부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평이한 말들로 되어 있다. 또한 진위를 가리는 과학이나 선악을 다투는 도덕 혹은 교훈 같은 것들을 피력하려는 의도도 없다. 그에게 있어서 존재는 시간의 대륙을 가로지르는 물체이고, 그 자신은 세상에 가득 찬 수많은 물체들 중의 한 낱개로서 애오라지 걷고 사유하고 또 견딘다.”

그의 시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하게 읽혀야 하는 이유다. ‘안’과 ‘바깥’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시인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 함몰된 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아프게 직시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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