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0대 이적생, 금빛 드라마를 쓰다

입력 : ㅣ 수정 : 2018-05-1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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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민철, 5선발서 에이스급 떠올라
3승·5QS·평균자책점 3.83
49.1이닝 던져 kt 선발진 1위
공 느리지만 커터·커브 위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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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프로야구 kt 감독은 요즘 금민철(32)만 보면 늘 미소를 머금는다. 선수를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기쁨에 흠뻑 젖는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금민철이 불펜보다 선발에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넥센 보호선수 40명 명단에 빠지자 그를 데려와 부족한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5선발)을 맞추기를 기대했는데, 에이스급 투구를 뽐내니 ‘없는 집에 굴러온 금덩이’가 따로 없다.

금민철로서도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대로 뛰어 보는 게 2010년(6승11패) 이후 8년 만이다. 이전엔 땜질 선발과 불펜, 부상 등으로 긴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2010년(120과 3분의2이닝)이 데뷔 이후 가장 많이 던진 해였다.

그런데 올 시즌 벌써 9경기에 나와 49와 3분의1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3.83, 3승2패,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도 다섯 차례나 된다. 5선발임에도 kt 선발진에서 이닝, 평균자책점, 다승, QS 모두 1위다. 2009년 작성한 시즌 최다승(7승2패) 기록도 곧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매번 발목을 잡던 제구 불안도 kt로 와서는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5.33개였던 9이닝당 볼넷도 3.12개로 평균 2.21개나 줄었다. 확실히 감독과 선수의 궁합도 있는 모양이다. 그도 kt에 와서 가장 편하게 던진다고 되뇐다.

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느린 볼’ 투수다. 물론 유희관(두산)처럼 최대 구속 130㎞를 겨우 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40㎞대를 수시로 던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정타를 많이 맞지 않는다. 올해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류현진이 재미를 본 커터와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 덕분이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더 많이 꺾이고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백미는 지난 15일 한화전이었다. ‘연패 스토퍼’로 등장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위력투를 뽐냈다. 김 감독도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고 엄지척했다. “볼넷을 줄이고 빠르게 승부한 게 좋았다”고 반겼다.

다만 들쭉날쭉한 플레이와 .714에 이르는 초구 피안타율을 낮추는 게 과제다. 지난달 LG와 삼성전에선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봉(8000만원)을 감안하면 올해 밥값을 다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30대 이적생’이 써 내려가는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5-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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