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가해자 90% “어린시절 폭력 피해”

입력 : ㅣ 수정 : 2018-05-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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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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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경험자 폭력 피해 65.3%

가해자도 48.4%로 절반에 가까워

‘폭력의 대물림’이 실제 통계에서 확인됐다. 가정폭력 가해자 10명 중 9명은 어린 시절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군 복무 중 폭력 피해를 입은 이들 중 상당수는 반대로 가해자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주기별 학대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미성년 자녀를 둔 4008명 중 가정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2153명을 조사한 결과 89.5%가 아동기 때 폭력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52.8%는 아동기와 성인기 모두, 36.7%는 아동기 때 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9.1%만 과거 폭력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군대폭력과 데이트폭력은 모두 아동기에 폭력 등 부정적 경험을 했을 때 가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군대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당수 겹치는 특징이 있었다. 군 복무 경험자 1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력 피해자는 65.3%나 됐다.

그런데 가해자도 48.4%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폭력피해를 당한 일부가 진급 뒤 가해자가 된 것을 의미한다. 데이트폭력 피해율은 4008명 모두를 조사한 결과 5.6%였다. 가해율도 5.1%로 비슷했다.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3849명을 대상으로 직장 폭력 경험을 조사한 결과 피해 경험자가 25.7%였다. 반대로 가해 경험률은 13.1%로 훨씬 낮았다.

폭력과 학대는 다른 폭력과도 연결됐다. 아동학대 가해경험이 있는 경우 배우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비율은 35.1%로 아동학대 가해경험이 없는 사람의 가해율(14.2%)보다 훨씬 높았다. 노부모 학대 경험이 있을 때 아동학대 가해율은 53.2%나 됐다.

류정희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동기 학대경험이 현재의 가정폭력 가해경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동기 학대뿐만 아니라 삶의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해 전반적인 아동기 발달환경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인기에 가장 높은 수준의 폭력은 군대폭력”이라며 “지금까지 추진한 대책 외에도 실질적인 군대폭력을 줄이려는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8-05-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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