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권 관리·감독이 총장 직무”… 檢 ‘집안싸움’ 가열

입력 : ㅣ 수정 : 2018-05-1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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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수사’ 공방 격화
文총장 ‘安검사 폭로’ 공개 대응
“권성동 항의 전화에 굴복 안했다”
대검 간부 내부 통신망 해명 글
“文총장, 말 바꾼 건 사실” 비판도
일각선 “총장 흔들기” 우려 나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부당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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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부당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문무일 검찰총장 등 대검찰청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는 쪽이 대세를 이루지만, 당초 수사지휘권을 내려놓겠다고 해놓고 이후 입장을 바꾼 것과 대검의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문 총장은 16일 출근하면서 수사 개입 논란에 대해 “검찰권이 바르게 행사되도록,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총장의 직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달리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대해 문 총장이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는 취지로 공개 대응한 것이다.

이날 김후곤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반부패부 전체가 이 사건의 성공을 위해 각종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내용의 해명 글을 올렸다. 김 선임연구관은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통화한 것에 대해선 “항의 전화를 한 차례 받은 사실이 있으나 대검이 이에 굴복해 춘천지검 수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에 해당할 만한 행위를 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 논란 확산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선임연구관은 이에 대한 해명을 넘어 “(강원랜드 수사단이) 안미현 검사를 8회씩이나 불러 조사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혹시나 한 사람의 주장만으로 무리하게 대검 수사지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에 대해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정희도 창원지검 특수부장도 전날 ‘수사의 공정성’이란 글을 통해 수사단의 행동을 비판했다. 박재현 법무연수원 교수와 최용훈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은 검찰 내부의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정 부장의 글에 “대검 반부패부가 압수수색에 반발했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참 황당했다”며 “책임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검찰에 많았으면 좋겠다”며 반박했다. 한 재경지검 검사도 “당초 독립적인 수사권을 보장한다고 했으면 대검이 끝까지 그렇게 했어야 했다”면서 “총장의 수사지휘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적어도 말을 바꾼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반면 한 부장검사는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하는 것은, 검찰총장이 가만히 있으라는 것과 같다”면서 “수사가 잘 되지 않으니 면피를 하기 위해 폭로성 자료를 냈거나, 총장을 흔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의 전통처럼 여겨지던 검찰 ‘동일체원칙’(同一體原則)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조직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무너진 것 같다”면서 “선배들이 신뢰를 잃은 탓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8-05-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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