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버전 ‘듀플렉스’ 복합지시·질문도 쉽게 이해
“염색하려는데 언제쯤 가면 대기시간이 짧아질까요.”“1시간쯤 후에 도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1시간 후로 예약 잡아주세요.”
가위바위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2018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한 참가자가 인공지능(AI) 손 로봇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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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2018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한층 더 영리해진 AI 비서 기능을 선보였다. ‘듀플렉스’로 이름붙인 이 소프트웨어는 올 여름에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올 겨울에는 아이폰에 시범 운영된다고 구글은 밝혔다. 스타벅스, 도미노 피자 등 커피숍 및 식당 체인 등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기 위한 AI비서 기능을 더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구글이 이날 선보인 AI비서 업그레이드 버전은 “헤이 구글, 집안 온도를 20도로 맞추고 거실 조명도 낮춰줘”라는 복합적인 지시도 척척 알아듣는다. “오늘 날씨가 어때?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지?”라는 두 가지 이상의 질문도 알아듣고 답변한다.
예전에는 명령을 내릴 때마다 ‘헤이 구글’ 또는 ‘오케이 구글’을 외쳐야 했지만 새로워진 비서의 마이크는 명령을 내린 뒤 최대 8초 동안 열려 있어 지속적인 대화도 가능해졌다. 구글 측은 “지속적인 대화를 원치 않는다면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고 업데이트를 했다고 해도 대화 중간에 ‘고마워’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AI 비서의 말을 중간에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AI 비서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AI 비서의 이런 진화는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 등 AI 음성비서 시장의 경쟁을 더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디지털 웰빙’에 초점을 맞춘 안드로이드 P도 선보였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 P는 휴대전화의 모든 앱을 언제,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시각적 데이터도 제공된다. 너무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할애하면 이를 제한하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인스타그램을 30분만 사용하도록 설정해 놓으면 30분 경과 뒤 아이콘이 흐린 회색 음영으로 바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8-05-10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