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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껐다” vs “수요만 억제”… 집값 전쟁 ‘절반의 성공’

“급한 불 껐다” vs “수요만 억제”… 집값 전쟁 ‘절반의 성공’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8-05-08 20:52
업데이트 2018-05-0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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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서초 등 강남 4구 집값 하락세
‘눈덩이’ 가계 부채는 최대 과제
보유세 인상 등 추가 대책 주목


출범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마디로 ‘집값과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집값 과열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투기 세력을 지목하고 한 달에 한 번꼴로 대책을 발표했다. 다주택자 금융규제를 강화하며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옥죄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8·2 대책으로 대표되는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부동산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수요와 공급의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불안 요소도 여전하다.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정부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로 꼽힌다. 과거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가 1451조원을 돌파했다. 현 정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을 통해 다시 가계부채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가계 빚은 여전히 ‘위험 수위’를 유지하며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담보가 없고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한국 경제의 뇌관 역할을 할 가계부채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부동산 정책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늘어나는 신용대출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고공행진하던 아파트 가격의 ‘급한 불’은 껐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제시될 추가 대책들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가 규제책으로 보유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실현소득 내지 비금전소득에 대한 과세인 동시에 형평과세라는 시각에서 보유세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소득세 법정 최고세율은 40%에서 42%로,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에서 25%로 인상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역전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재계의 불만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최근 자유한국당에서는 법인세율을 다시 내리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만 법인세를 올린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에 나가서 생산활동을 하도록 내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 이사는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추가 재원 마련에는 모자란다”면서 “부유층 소득세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8-05-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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