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웃었지만… ‘통 큰 베팅’ 우려

입력 : ㅣ 수정 : 2018-05-04 23:16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서울시 복수금고제 발표 전부터 TF 가동
입찰 PT 위해 급거 귀국·출국 강행군도
‘3000억 출연금’ 실제 수익에 도움 의문
위성호 신한은행 은행장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위성호 신한은행 은행장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의 ‘104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서울시금고 제1금고로 선정된 건 위성호 행장의 치밀한 전략과 지극한 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행장이 지나치게 통 큰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과 해외지점 순방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로 출국한 위 행장은 지난 3일 오전 7시쯤 일시 귀국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서울시금고 입찰 프레젠테이션(PT)을 직접 하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5일까지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PT 일정이 갑자기 당겨지자 급히 귀국을 결정했다. 위 행장은 PT를 마치고 오후 7시쯤 다시 마닐라로 돌아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런 위 행장의 정성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 측은 “위 행장이 밤 비행기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PT는 직접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위 행장은 서울시가 1·2금고를 따로 뽑는 복수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 훨씬 전인 지난해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다. 지난해 취임 후 경찰공무원 대출권을 국민은행에,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에 내준 위 행장은 절치부심하며 서울시금고를 노렸다.

위 행장의 노력에 행운도 따랐다. 우리은행이 지난 3월 70만명에게 세금고지서를 오발송하는 전산 오류를 내 서울시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또 우리은행은 1금고는 그간 서울시금고 운용 경력을 고려할 때 ‘따 놓은 당상’이라며 2금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위 행장이 방심한 틈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한은행이 1금고 선정 시 계약기간(2018~22년) 동안 3000억원의 출연금을 서울시에 내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계약기간인 2014~18년 내놓은 1400억원의 2배를 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지자체 금고를 따내기 위해 과당 경쟁을 펼치는 바람에 실제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5-05 1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