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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4-29 22:18
업데이트 2018-04-2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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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의지·진정성 피력

金 “난 美 향해 핵 쏠 사람 아냐”
비핵화 프로세스 진입 신호탄
‘정치적 쇼’ 라는 의심 잠재우기
북미회담에 긍정적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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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봄’ 개봉
‘민족의 봄’ 개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초콜릿 원형돔 ‘민족의 봄’을 개봉하며 미소짓고 있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5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전 세계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 주는 ‘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첫 단추를 끼웠음을 알리는 정치적 행위이자 상징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동결-폐기’로 압축되는 프로세스에 이미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될 5월 말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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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땐 녹화중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시행할 것이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2008년 6월 27일 비핵화 의지를 외부에 보여 주고자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해체할 때도 미국 CNN, 한국 MBC를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의 다른 5개 참가국 방송·통신사를 초청했다. 당시 냉각탑 폭파 행사는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변 현지에 위성 송출시설이 없어 불발됐다. 대신 이 장면은 폭파 수시간 뒤 전 세계에 녹화 중계됐다. 그러나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할 수 있어진 데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려면 생중계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어 이번에는 생중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합의로 한·미 언론인과 전문가를 언제 파견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전에 폐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풍계리 이외 영변 핵시설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단은 이 내용”이라고 답했다.

●풍계리는 北 핵무력의 심장부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미국 내 강경파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나는 남쪽이나 태평양, 미국을 향해 핵을 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개하는 행위는 김 위원장 발언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8년 폭파된 영변 냉각탑과 달리 지난해 9월까지 핵실험을 한 북한 핵무력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높이 20여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영변 냉각탑은 폭파되기 2년 전인 2006년부터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폭파 당시에도 ‘용도폐기 된 빈 껍데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는 다르다는 평가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훨씬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정치적 쇼’라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한국 언론을 비롯해 외부 언론에서 나오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비핵화의 시작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선 핵 동결과 이미 생산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 폐기, 미래의 핵을 폐기하기 위한 시설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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