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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과감·노련함 겸비… ‘국가 수반’ 이미지 부각

김정은 과감·노련함 겸비… ‘국가 수반’ 이미지 부각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4-27 22:54
업데이트 2018-04-28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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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교무대 본격 데뷔

깜짝 연출로 분위기 누그러뜨려
‘어느 국가와도 대화 가능’ 알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장식 작가의 그림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18.4.27. 연합뉴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장식 작가의 그림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18.4.27. 연합뉴스
‘수수께끼의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전 세계에 전격 공개했다. 과감하고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때론 유화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으로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남정책 전환을 선언한 이후 시작된 연이은 파격 행보의 정점을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세계의 언론 앞에 선 모습은 일반적인 국가수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많은 노고를 바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사의(謝意)를 표한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친척마저 숙청했던 호전적 독재자의 면모는 찾을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특히 회담 시나리오에 없던 깜짝 장면을 연출하고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어법을 구사하는 등 어느 국가와도 대화할 수 있는 인물임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보다리’ 벤치에서 문 대통령과 단독으로 진행된 30여분의 ‘담소’도 이 같은 이미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 북측 판문각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위엄 있는 얼굴로 남측으로 걸어왔지만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을 마주하자마자 먼저 대화를 건네며 표정이 바뀌었다. 문 대통령의 ‘깜짝 월경’을 연출한 장면은 김 위원장의 노련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손으로 문 대통령의 오른손을 잡으면서 긴장감 가득했던 현장 분위기도 누그러졌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과의 첫 대면은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영접할 때 두 손을 맞잡으며 환영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한 손으로 형식적인 악수를 건네며 대조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2007년이 아닌 ‘2000년 김정일’의 모습을 재연했다. 김 위원장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자주 보자”며 남북 관계의 훈풍이 계속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생중계 화면에 잡힌 김 위원장의 모습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심한 압박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고창남 강동경희대 한방학과 교수는 “거북목이고 목 뒤쪽 근육이 돌처럼 딱딱해 보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4-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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