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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탓하던 인터넷 기사 살해범 항소심 무기징역

피해자 탓하던 인터넷 기사 살해범 항소심 무기징역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9 14:58
업데이트 2018-04-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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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귀한 생명 앗아간 계획적 살인…중형 마땅”

인터넷이 느리다며 수리를 요청한 뒤 집에 방문한 인터넷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터넷 기사 피살 사건 당시 현장검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인터넷 기사 피살 사건 당시 현장검증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권모(55)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인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국민적 불신을 갖게 한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타당하다”고 권씨의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권씨는 지난해 6월 16일 오전 11시 7분께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점검을 위해 자신의 원룸을 찾아온 수리기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인터넷 속도가 느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봐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숨진 인터넷 기사가 달아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아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해 분노를 샀다.

그는 1심 재판에서도 “범행 당시 상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1심 재판부는 “단란한 가정을 파괴하고도 피해자 탓을 하는 등 진정성 있게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한 권씨는 항소심에서 태도를 바꿔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죽을죄를 지었다. 죄송하다”고 읍소했다.

또 변호인을 통해 “오랫동안 사회와 격리된 생활을 하며 피해망상에 휩싸여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주장을 폈다.

권씨는 항소심이 진행된 약 5개월 동안 재판부에 7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권씨를 엄단했다.

권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교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화목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A씨의 유족은 항소심 법정에서 “시간이 흘렀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하다”며 “피고인이 어떤 처벌을 받든 상관없다. 빨리 재판이 끝나 가족이 안정을 되찾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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