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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 능가하는 ‘네이버 파워블로거’

인터넷언론 능가하는 ‘네이버 파워블로거’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04-17 22:22
업데이트 2018-04-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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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도 높은 독자들 많이 보유…일부 블로거 특정 진영에 ‘갑질’

댓글 추천 수 조작하는 ‘매크로’
인터넷서 수백만원만 주면 구입


“일부 파워블로거의 ‘갑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드루킹은 정치 분야 파워블로거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치권에 갑질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17일 구속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권종상(49)씨는 이같이 정의했다. 권씨는 2010~2014년까지 다섯 차례 네이버 정치 분야 파워블로그로 선정됐다.

‘안녕하세요? 권종상입니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권씨는 “정치 분야 블로그에는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방문자들이 주로 찾는다”며 “일반적인 언론 매체에 비해 확산력은 떨어지지만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보유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정치 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워블로그라는 타이틀과 영향력은 사회가 부여한 것이기에 파워블로거는 자신의 활동에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드루킹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채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블로거는 2400만명에 이른다. 네이버는 2008년부터 정치, 일상, 문화 등 8개 분야별 파워블로거를 소수 선정했지만 2014년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선정하지 않고 있다. 파워블로거는 블로그 방문자 수, 이웃 수, 포스트의 덧글·공감·조회 등 인기도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데 ‘1인 미디어 기업’으로 불릴 만큼 해당 업계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파워블로거들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대부분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지식 공유라는 측면에서 대가성 없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블로거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일부 블로거들이 업체 상품을 무료로 사용한 뒤 후기를 써 주거나 수십만원의 뒷돈을 받고 업체가 원하는 글을 써 주기도 한다. 블로거들의 갑질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자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정 대가를 받고 쓴 후기 및 광고에 대해 작성자는 게시글에 작성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드루킹이 ‘공감’ 등 댓글 추천 수 조작에 활용했다고 알려진 매크로 프로그램은 수백만원을 주면 인터넷 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원하는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이나 공감을 반복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등에서 ‘상위 노출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광고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4-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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