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파문] “특정 댓글에 공감 눌러 상단 노출 유도… 드루킹 자금출처 캐야”

입력 : ㅣ 수정 : 2018-04-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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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드루킹 조작’
전 더불어민주당원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문재인 정부 비판 기사의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지닐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을 주도한 사람의 직책과 신분에는 차이가 있지만 ‘정치 댓글’이라는 점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댓글 조작은 국정원이라는 공무원 조직을 이용한 것이고, 이번 사건은 5명 이상의 민간인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일정한 목적을 지니고 행위의 기능적 분배가 있고, 여론을 바꾸려 했다는 점에선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변호사는 “민간인 신분이라면 단체나 조직을 만들어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자발적인 의사 개진을 넘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없는 의사를 표현했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사건의 본질을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려면 민주당 인사가 조작에 개입했는지와 김씨 일당이 관련 자금을 어디서 확보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댓글 조작에 민주당이 관여했거나 알면서도 묵인했다면 민주당은 업무방해의 공범자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러면 이명박 정부의 댓글 조작 사건과 성격이 비슷해진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댓글의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진 가운데 댓글의 ‘추천 수’가 뉴스의 이해 방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찬반이 갈리는 이슈를 다룬 기사에 찬성 댓글이 많으면 기사가 중립을 지켰더라도 네티즌은 뉴스가 찬성 쪽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한 네티즌은 공감 수가 높아 상위에 뜬 몇 개의 댓글만 읽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 댓글이 특정 방향성을 갖고 있으면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그것을 다수 여론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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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댓글 배열 알고리즘이 조작을 용이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는 네티즌이 댓글마다 ‘공감’ 또는 ‘비공감’을 클릭할 수 있도록 하고, 댓글들을 공감 수에서 비공감 수를 뺀 ‘순공감 순’으로 배열할 수 있게 했다. 드루킹의 사례처럼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댓글의 공감 수만 조작하면 전체 댓글의 배열을 바꿀 수 있다. 앞서 네이버는 공감 수에서 가중치를 준 비공감 수를 뺀 ‘호감도 순’으로 댓글을 배열했다가 지난해 10월 ‘댓글 배열 알고리즘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공감 수에서 단순 비공감 수를 뺀 ‘순공감 순’으로 배열 방식을 바꿨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이번 사건의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일반 네티즌의 여론을 댓글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거나 아니면 MSN 뉴스처럼 댓글 시스템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4-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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