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년] 네 번의 봄, 1462일 만에 분향소 떠나… 304개의 별이 되다

입력 : ㅣ 수정 : 2018-04-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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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세월호 눈물의 진혼식
영정·위패, 영결식장으로 옮기자 유족들 “어떻게 떠나 보내나” 오열
“오빠, 얼마나 더 지나야 무뎌질까” 단원고 재학생들 눈물의 편지 낭독
미수습자 가족 “영혼 달래줘 감사”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 안 야외광장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 안 야외광장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에서는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진은 추모식에 참석한 재학생이 희생자에게 쓴 편지를 공중에 날리기 위해 종이비행기로 접은 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에서는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진은 추모식에 참석한 재학생이 희생자에게 쓴 편지를 공중에 날리기 위해 종이비행기로 접은 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4주년인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노란색 포스트잇 수천개가 붙어 노란 리본 모양을 네 개 만들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포스트잇이 덧붙을수록 리본은 점점 두꺼워졌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적힌 글귀를 꼼꼼히 읽었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서울시가 함께 광화문광장 북측에 설치한 ‘4.16 전시’ 공간에는 이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왔다는 백예나(16)·안미현(16)양은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초등학교 6학년이어서 무슨 일이었는지 잘 몰랐지만 이제는 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 평소에도 리본을 달고 다닌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남측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내내 20m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국화꽃을 헌화한 뒤 분향하고 희생자들 영정 앞에 묵념했다. 묵념하는 뒷모습은 차분해 보였으나 뒤돌아 나오는 얼굴을 보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덕소에서 온 최성곤(53)씨는 “와 보니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고맙고, 기성세대가 많지 않아서 부끄럽다”면서 “‘그만하자’ 이런 말 하는 사람도 있는데, 경쟁이 심한 사회라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씁쓸해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김영경 학생과 나이와 이름이 같다는 김영경(21)씨는 “참사 당시에 정말 놀랐고 내 일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같은 학생들이 계속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뒤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전달받은 유가족들이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이젠 편히 쉬길…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뒤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전달받은 유가족들이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날 오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진혼식이 열렸다. 4년 동안 분향소에서 햇볕을 그리던 영정사진과 위패가 영결식장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길목에 있던 한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사진이 가까워지자 “불쌍한 내 자식을 어떻게 보내”라고 통곡하며 주저앉았다. 영정과 위패를 옮기는 ‘이운식’에서 황민우, 김주은을 시작으로 합동분향소에 안치됐던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영정 및 위패 258위가 차례로 옮겨졌다. 영정과 위패는 국가기록원으로 보내진다.

안산 단원고에서도 ‘다시 봄, 기억을 품다’를 주제로 추모식이 열렸다. 재학생과 교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학생들은 하늘의 별이 된 선배와 선생님들을 위해 편지를 낭독하는 행사를 가졌다. 희생자 중 한 명이 오빠라는 재학생의 편지는 다른 여학생이 대독했다. 이 학생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무뎌진다고 하는데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무뎌지고 얼마나 더 지나야 오빠 생각에 울지 않고 의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라고 읽다가 목이 멘 듯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강당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반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영결식은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렸다. 희생자 유가족,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과 시민 30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2014년에 영결식을 하지 못한 11명에 대한 영결식이 엄수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 구조 후 사망한 아르바이트생 김기웅씨와 이벤트사의 안현영 대표,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이다.

세월호 희생자 수습이 이뤄졌던 전남 진도에서는 군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열었다. 진도군과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군민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이들의 넋을 기리며 눈물을 흘렸다. 2014년 4월 참사 당시 세월호 가족들이 8개월여간 머물면서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체육관은 추모식이 진행된 30분 동안 숙연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세월호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씨는 “이렇게 잊지 않고 영혼들을 달래줘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경제적 타격을 수년 동안 받는 진도군민들에게 감사하고 죄송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안산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8-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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