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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말이 맞나…美 “미사일공습 성공” vs 시리아 “대부분 요격”

누구말이 맞나…美 “미사일공습 성공” vs 시리아 “대부분 요격”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5 11:10
업데이트 2018-04-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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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105발 퍼부었으나 공습 효과는 불투명…“판세 변화엔 한계” 회의론

14일 시리아 공습을 주도한 미국은 “미사일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시리아와 러시아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맞서면서 공습 결과와 그 효과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공습 목표물에 관한 양측 진술도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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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함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4.14  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함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4.14
AP=연합뉴스
우선 미국은 공습 개시 이후 성명 발표와 언론 브리핑,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열고 시리아 공습을 ‘성공적인 임무 완수’로 자평했다.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와 함께 시리아 현지시간으로 14일 새벽 합동 공습작전에 나서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의 한 연구시설과 중서부 홈스에 있는 물류시설 등 3곳에 미사일 105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습 직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된 타깃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행동의 목적은 화학무기 생산, 사용, 확산에 맞서 강력한 억지력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이번 공습후 곧바로 회견을 열고 지난해 4월 때보다 훨씬 고강도로 미사일공습이 펼쳐졌다고 자랑했다.

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생산 능력을 돕는 여러 시설물을 대상으로 단호한 작전을 했다”며 정밀 폭격의 우수성과 미군과 동맹군에 피해가 하나도 없다는 점, 민간인과 외국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한 점 등을 강조했다.

불필요한 피해와 오해가 없도록 만발의 준비를 한 끝에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만을 효과적으로 공습했다는 얘기다.

시리아와 그 최대 동맹인 러시아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시리아 외교부와 군은 서방의 공습을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라고 규정한 뒤 “다마스쿠스와 기타 지역으로 날아온 110여발 대부분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현황도 미비하다는 게 시리아 측 설명이다.

미사일 한 발 정도만 바르자의 과학연구센터를 타격해 건물이 파괴됐고 홈스에서도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 한 발이 떨어져 3명이 다쳤을 뿐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정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공습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모습으로 집무실로 출근하는 사진을 공개, 다마스쿠스의 일상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시리아의 최대 동맹인 러시아군 역시 구소련 시절의 시리아 방공망이 크루지 미사일 70% 이상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며 시리아군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자 미 국방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공습을 ‘성공’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화학무기 핵심시설 3곳의 심장부를 모두 명중했고 시리아의 방공망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또다시 반박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물을 치는 데 성공했고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심장부를 쳤다. 임무를 완수했다”고 강조했다.

시리아의 방공망 요격 주장에 대해 케네스 매켄지 미 합참 중장은 “미국과 동맹들이 발사한 어떤 미사일도 시리아 방어망에 의해 경로에 지장을 받은 게 없고 우리 전투기나 미사일 어떤 것도 시리아 방어망이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리아를 향해 쏜 미사일들이 별다른 장애 없이 애초 겨냥했던 타깃을 모두 타격했다고 재차 강조한 대목이다.

이처럼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펴고는 있지만 공습 전후의 사정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실효성과 효과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리아 정부는 지난 2013년 러시아의 중재로 체결된 합의에 따라 이미 자국 내 화학무기가 모두 폐기된 상태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공습 대상으로 지목한 시설들에서도 화학무기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공습의 원인이 된 시리아 동(東)구타 지역의 화학무기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 서방이 꾸며낸 일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이 동구타 화학무기 공격을 시리아 정부 책임으로 돌리면서도 이번 공습 대상이 된 화학무기 관련 시설들에서 지난 2013년 이후에도 계속 화학무기 관련 물질들이 생산된 것인지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측 주장대로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 측 인사는 러시아로부터 공습에 관한 조기 경보를 받은 덕에 목표물이 된 기지로부터 병력을 철수시킬 수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시리아 국영 매체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의 자원이 집중 배치된 지역과 요충지가 대체로 평온하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구체적인 타격 시설에 대한 양측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 이외에도 다마스쿠스 국제공항, 다마스쿠스 동부 두메이르 공군기지, 다마스쿠스 남부 마르지 루하일 공군기지, 샤이라트 공군기지, 메제 군사공항, 홈스 비행장 관제센터 등이 공습을 받았으나 대부분의 미사일이 요격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또 공습을 받은 이들 시설 중 일부는 이미 파괴됐거나 오랜 기간 사용되지 않았던 곳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습 효과에 대한 외신의 회의적인 분석도 잇따라 제기됐다.

AP통신은 화학무기에만 초점을 맞춘 서방의 이번 공습이 알아사드 정권의 주요 기지, 무기, 군 병력 등 군수에 근본적으로 충격을 줄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중동연구소의 란다 슬림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실제 발표한 대로 화학무기 시설 3곳만 타격했다면 “알아사드는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며 “알아사드로선 평소의 토요일과 같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에 관여했던 아둘살람 압둘라젝은 “그 공습이 (화학무기 시설의) 일부를 타격했을지는 모르지만, 그 심장부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한계는 미국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매켄지 합참 중장은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번 공습의 성공을 자평하면서도 “여전히 시리아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잔여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시리아 정권)이 미래에 화학 공격을 계속 실행할 능력 자체가 없어지게 됐다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시인했다.

AP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능력과 서방의 공습에 정확히 타격받은 곳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며 제한된 이번 공습이 시리아 반군에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서방의 이번 공습이 최소 5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7년째 이어온 시리아내전의 판세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 통신은 또 서방이 알아사드 정권에 의미 있는 타격을 준 것 같지 않다면서 그를 축출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전략에서도 부족함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실제 공습 당일인 14일 시리아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가까운 반군 거점이자,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났던 곳인 동구타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선언하는 등 전세는 이미 시리아 정부군으로 기울고 있다.

공습 직후 시리아와 러시아, 이란이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서 확전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현재까지는 보복 공습의 징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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