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집토끼 잡기 전쟁…오래 써야 오래 판다

입력 : ㅣ 수정 : 2018-04-1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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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사용 주기에 ‘긴 꼬리’ 전략… 삼성 “사용자 경험 차별화” LG “완벽한 사후 서비스”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vs 더 완벽한 사후 서비스’

스마트폰의 사용 주기가 갈수록 길어지면서 소비자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전략도 급변신 중이다. 제품 자체의 혁신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관측마저 나오자 삼성전자, LG전자는 제각기 시장 상황에 맞춰 마케팅을 바꾸고 있다. 애플과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다투는 삼성전자는 다른 회사 제품을 압도하는 사용자 경험을, 다소 뒤처진 LG전자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등으로 승부수를 걸고 나섰다.
지난달 서울 성수동 문화공간 ‘어반 소스’에서 ‘갤럭시 팬 파티’를 즐기고 있는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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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서울 성수동 문화공간 ‘어반 소스’에서 ‘갤럭시 팬 파티’를 즐기고 있는 팬들.

●스마트폰 출하량 1.3% 증가 그쳐

12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5억대였다.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2016년(3.3%)에 이어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139만 8000여건으로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9’, LG전자 ‘V30S 씽큐’ 등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됐는데도 사용자들이 기존 스마트폰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휴대전화 보조금이 줄고 지난해 9월 25% 선택약정 할인이 시행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져 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한몫 거들었다. 국내 업체들은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업체 3인방이 세계 시장을 무섭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가성비 경쟁에서도 위협받는 형국이 됐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1년 11개월에서 올해 2년 7개월로 길어졌다. 2019년엔 2년 9개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변화하는 시장 분위기에 맞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변화 속에 국내 양대 업체의 전략은 사뭇 다르다. 삼성이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고객 유인에 나섰다면, LG는 ‘오래 쓰는 폰’ 이미지를 쌓아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다. 신뢰를 쌓아 한 제품을 오래 파는 ‘롱테일’(긴 꼬리) 전략이다.
삼성 갤럭시 S9 미키·미니마우스 AR 이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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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갤럭시 S9 미키·미니마우스 AR 이모지.

●삼성, S9 핵심 타깃 S7고객으로 잡아

삼성은 우선 지난 2월 선보인 갤럭시S9 시리즈의 핵심 타깃층을 2년 전 출시된 갤럭시S7 고객으로 삼았다. 이들을 포함한 잠재 소비자들에게 ‘이모지, 슈퍼 슬로모’ 등 새 기능 체험 마케팅을 강화해 제품 교체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등지에 체험 공간인 갤럭시 스튜디오를 오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에선 지난달 성동구 성수동의 한 문화공간을 빌려 갤럭시 팬파티를 열었다. 또 전국적으로 2주간 파워 유튜버를 초청해 스테레오 스피커, 인공지능(AI) ‘빅스비 비전’의 번역 기능, 증강현실(AR) 이모지 활용법 등 ‘남다르게 갤럭시폰 쓰기’를 알려주는 식이다.

최경식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 2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체험 마케팅, 쓰던 폰 보상, 고객데이터마케팅을 강화해 교체 주기를 단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성진(왼쪽 두 번째) LG전자 부회장이 11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 현판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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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왼쪽 두 번째) LG전자 부회장이 11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 현판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LG, 업그레이드 센터로 ‘신뢰 마케팅’


LG전자는 앞서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18’에서 조성진 부회장이 “스마트폰을 정기적으로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신제품보다 신뢰 구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 11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 현판식에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뢰를 보여 줘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소 부족하게 여겨졌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게 오히려 약 4%인 글로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오래 쓴다는 이미지가 역설적으로 제품을 더 많이 파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LG는 “애프터서비스, OS 및 기능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프리미엄폰 이미지를 한층 보강하면 한 제품을 길게 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8-04-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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