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살인자 낙인” vs “책임 회피로 보일 것”

입력 : ㅣ 수정 : 2018-04-0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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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집단 반발 속 둘로 나뉜 의료계
의사회 “정부, 잘못된 관행 묵인”
“유족에 상처” 자성의 목소리도
“누가 진료하겠나” 하얀 우비를 입은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이 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규탄 집회를 열고 ‘의료사고 특별법 제정’과 ‘법원의 의료진 구속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누가 진료하겠나”
하얀 우비를 입은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이 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규탄 집회를 열고 ‘의료사고 특별법 제정’과 ‘법원의 의료진 구속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 구속을 두고 의료계 집단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대한의사협회와 16개 시도의사회는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규탄 집회’를 열고 “법원은 구속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는 대한민국 중환자실의 사망을 의미하는 장례식장 콘셉트로 진행됐다.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자는 “단순히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의료진을 살인자 취급하고 인신 구속까지 시킨다면 우리는 중환자실을 떠날 수밖에 없다”면서 “의사들이 진료에서 손을 놓도록 몰아가는 정부와 사법기관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도 “진료 현장에서는 의료 행위가 ‘교도소 담벼락을 걷는 것’에 비유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강대식 부산시의사회 회장은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방치해 지도·감독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는 영장 발부 사유가 의료진에게만 국한된 것이냐”면서 “잘못된 관행들을 묵인, 방치하고 심지어 조장까지 했던 진정한 적폐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냐”고 화살을 돌렸다.

한편 간호사 연대, 행동하는 간호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이대목동병원 사건 대책위’는 “대책위의 움직임이 의료인에 대한 무조건적 감싸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이날 예정된 집회를 취소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시점에 시스템 탓만 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 책임 회피로만 보일 수 있고, 유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면서 “향후 논의를 통해 잘못된 관행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평소에는 자신들을 전문직이라고 하는 의료인들이 이런 사건에서는 힘없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은 이중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18-04-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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