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22일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다루며 2011년 12월 23일 사건 당일 그의 행적을 입증하는 780장의 사진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김어준과 정 전 의원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로 당초 이 프로그램에서 정 전 의원의 사건을 다루는 것 자체가 편파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를 의식해 방송에서 김어준은 “입수한 사진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만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홍대에 위치한 ‘나꼼수’ 녹음실과 식사 장면이 찍힌 정 전 의원의 사진 10여장만 공개해 그가 호텔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을 편파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박훈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 전 의원이 을지병원에 간 사진 등을 확보하고도 공개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해 그 시간대를 숨겼다”며 “SBS는 사기 방송을 허용했고, 거짓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한 시청자는 “최소한의 검증 없이 편파적으로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이날 오후 늦게 공식 입장문을 내고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 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진실 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면서 “시청자와 피해자 A씨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