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설] 최악 미세먼지, 중국에 저감 방안 강력 요구하라

[사설] 최악 미세먼지, 중국에 저감 방안 강력 요구하라

입력 2018-03-26 22:44
업데이트 2018-03-26 22:4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개헌보다 더 급하다” 국민 불만… 근본 대책에 환경외교 아울러야

지난 주말 이후 미세먼지 공포에 온 나라가 떨고 있다. 나들이는커녕 집 안에서도 온종일 창문을 꽁꽁 닫아건다. 초미세먼지 수준이 역대 최악인 탓에 청소기를 돌릴 때도 창문을 열지 못할 지경이다.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써야겠다는 아우성이 거의 절규 수준이다.

딴것도 아니고 숨 쉬는 일이 힘들어지니 일상을 제대로 이어 갈 수가 없다. 어제 수도권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함께 서울의 공공기관 주차장들은 전면 폐쇄됐다. 일선 학교에서는 실외 수업을 취소하는 등 부랴부랴 비상 대응에 나섰다.

미세먼지 대란에 분통이 터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제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며,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미세먼지는 치명적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가 진작에 쏟아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마다 재난경보나 울릴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중에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대선 공약을 했다. 대책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으나 지금까지의 성과는 거의 없다.

환경부는 오늘부터 초미세먼지의 하루 평균 환경 기준을 50㎍/㎥에서 35㎍으로, 예보 기준도 두 배로 강화했다. 지난 주말 서울과 경기도의 오염도는 강화된 새 기준치보다 무려 3배나 많았다. 관계 부처와 국회는 열 일을 제쳐 놓고라도 숨 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고농도 대기오염 긴급조치 등이 포함된 특별법은 국회에서 해를 넘겨 낮잠만 자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뒀다고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이 문제는 그러나 집 안 단속으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30~50%에 이른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르는 국민이 거의 없다.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되 중국에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강구하도록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과학적 증거 운운하는 중국이 즉각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압박하면서 실효적인 근거를 축적하는 작업을 더는 늦출 수 없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중국 춘절 기간의 폭죽이 초미세먼지로 국내에 유입된 사실을 최초로 규명해 화제가 됐다. 지금껏 정부 차원의 과학적인 입증 노력이 없었어도 문제이며, 증거 자료들을 갖추고도 속앓이만 하고 있었어도 문제다. 미세먼지 대책을 한·중 정상급 의제로 다루겠다고 문 대통령은 공약했다. 지난해 장관급 차원의 양국 환경협력센터를 만들겠다고 후퇴했으나 그마저 후속 조치가 없다.

“숨을 못 쉬는데, 지금 개헌이 대수냐”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 생명 안전에 침묵하는 정부는 이유 막론하고 존재 의미를 말할 수 없다. 벙어리 냉가슴 앓지 말고 중국에 할 말은 하는 당당한 환경외교를 펼쳐 보이라.
2018-03-27 31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