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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운명의 1주일’

한국GM ‘운명의 1주일’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8-03-25 22:22
업데이트 2018-03-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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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배정·차입금 만기일 겹쳐

희망퇴직자 한달새 두 명 자살
내일 임단협 변수로 급부상


한국GM이 이번 주 중대 고비를 맞는다. GM 본사의 신차 배정과 7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이번 주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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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희망퇴직이 결정된 한국GM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 발생해 이번 주 재개될 노사 임단협에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들은 희망퇴직으로 인해 다가온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등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북 군산시 미룡동 한 아파트에서 A(4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국GM 군산공장에서 20년 넘게 생산직으로 근무한 A씨는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오는 5월 말 희망퇴직이 확정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는 아내가 몇 년 전 오랜 지병으로 숨지고 딸이 외국 유학 중이어서 혼자 생활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한국GM 부평공장 근로자 B(55)씨가 희망퇴직 승인이 난 당일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한 달 새 희망퇴직자 두 명이 숨진 가운데, 남은 부평과 창원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여부는 이번 주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의 구조조정 상황 때문에 본사 발표가 늦춰졌지만 아무리 늦어도 이달 중엔 신차 배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면서 “다른 나라 사업장의 생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계속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게 GM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 우선 상환을 두 차례 연기한 본사 차입금 7000억원이 이번 주 만기를 맞는다. GM은 지난해 말 7000억원의 채권 만기를 올해 2월 말로 연장했고,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도 만기를 이달 말로 한 차례 더 늦췄다. 한국GM 관계자는 “실사 중에는 회수를 보류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100% 장담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3월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무려 988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다시 돌아온다. 대부분 GM 글로벌 금융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이자율은 4.8~5.3% 수준이다. 또 다음달 말부터는 희망퇴직자 2600명에 대한 위로금도 지급해야 한다. 1인당 평균 2억원으로만 계산해도 약 5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한국GM은 만기 연장과 유리한 신차 배정을 위해서라도 이번 주 27일로 예정된 임단협 결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포괄적 합의’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GM은 올해 임단협을 통해 적어도 연 25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GM 관계자는 “고정비용이 연 2500억원 정도 줄면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5년 내 흑자 구조 달성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노조가 사측의 교섭안 중 ‘올해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방침을 받아들여 연 1400억원 정도는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GM은 ‘복지후생비 삭감’을 통해 추가로 1000억원의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8-03-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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