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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자율주행차 첫 보행자 사망사고…안전성 논란 증폭

우버 자율주행차 첫 보행자 사망사고…안전성 논란 증폭

입력 2018-03-20 13:26
업데이트 2018-03-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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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서 길 건너던 40대 여성 숨져…우버 북미지역 테스트 전면중단

현지 언론 “경찰 초기조사서 우버 과실 없을 가능성…보행자가 갑자기 진입”
“안전성 확보 때까지 시험 중단해야” vs “기술발전 막아선 안돼” 찬반양론
우버 자율주행차  연합뉴스
우버 자율주행차
연합뉴스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고 미국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은 자율주행차 시험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전날 저녁 10시께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허츠버그가 노숙인으로 보이며, 사고가 난 교차로는 모든 방향으로 복수의 차선이 있는 복잡한 교차로라고 밝혔다.

사고 차량에는 운전석에 앉은 시험 운전자 외에 다른 승객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허츠버그가 비닐 쇼핑봉투를 실은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갑자기 차선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현장 촬영 영상과 시험 운전자의 증언을 토대로 우버 측 과실이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량에는 최소 두 대의 카메라가 각각 전면도로 방향과 차량 내부 운전자를 향해 설치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비아 모이 애리조나 템피 경찰서장은 “운전자는 보행자가 차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게 마치 섬광 같았다고 진술했다”면서 “운전자는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처음으로 충돌 사실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모이 서장은 “영상에서 어둠 속에 있던 여성이 차도로 나오는 모습을 보면 (자율주행차든 사람이 조작하든) 어떤 모드라도 충돌을 피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경찰 예비 조사 결과 우버 자율주행차는 시속 35마일 운행 구역에서 시속 38마일로 주행 중이었으며, 속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우버는 피닉스와 템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우버 측이 사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 대변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현지 경찰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애리조나에서 들려온 믿을 수 없이 슬픈 소식을 접했다. 희생자 유족을 생각하며 법집행기관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템페 시의 마크 미첼 시장은 “장애인, 노약자에게 필요한 자율주행 기술의 유망성 때문에 시 차원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환영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애리조나 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버는 북미 전역의 시험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에 의한 첫 보행자 사망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는 “연방 차원의 기준이 필요하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자율주행차 운행에 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 교통당국은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는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보행자 사망 사고로 인해 향후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노트르담대학의 티모시 캐로인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일반화하면 이런 사고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지만 도로 주행 만이 유일한 시험방법이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USA투데이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래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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