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평창 블로그] 인공 눈마저 금세 녹고… 소금 뿌려가며 결빙 진땀

[평창 블로그] 인공 눈마저 금세 녹고… 소금 뿌려가며 결빙 진땀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03-16 18:08
업데이트 2018-03-16 18: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평창패럴림픽 설상 종목을 치르는 평창과 정선의 경기장은 설질 관리에 비상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이죠.

16일 스노보드 남녀 뱅크드 슬라롬 경기가 열린 강원 정선 알파인스키장엔 밤새 2~3㎝의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경기를 앞두고 경기 운영인력들은 쌓인 눈을 치우느라 바빴습니다. ‘스키장에 눈이 폭신하게 쌓이면 눈을 만들 필요도 없고 좋지 않으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른 눈 위를 달리다 선수들이 넘어질 수 있죠. 경기 중 눈이 녹으면 처음 달리는 게 유리해 형평에 어긋나기도 합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전부터 현재까지 슬로프에 눈을 1.5m가량 쌓아 두고 물을 뿌리면서 코스를 단단한 얼음처럼 유지합니다.

문제는 3월 대회라 높은 기온으로 애써 얼린 눈이 녹는다는 점입니다. 알파인스키 남녀 대회전을 치른 지난 14일 정선은 최고기온 21.3도를 찍었습니다.

운영인력들은 경기 전날과 경기 직전, 중간 휴식시간마다 눈에 소금을 뿌렸습니다. 눈을 순간적으로 얼리는 작업이죠. 기온이 갑자기 오르는 데 대비해 소금을 준비했는데 올림픽 기간엔 사용하지 않다가 지난 3일 패럴림픽 공식훈련 시작과 함께 정선 알파인경기장에만 20t을 뿌렸답니다.

15일엔 최고기온 13.9도로 내렸지만 비가 내려 또 한 번 애를 태웠습니다. 슬로프의 눈이 물을 머금어 조금 오른 기온에도 쉽게 녹기 때문입니다. 경기 중 물 먹은 눈 위에서 속도를 내면 눈이 쉽게 파여 넘어질 수도 있대요. 그렇다고 비를 맞으며 정설 차량을 운행하거나 소금을 뿌릴 수도 없기에 관계자들은 상황을 파악하느라 경기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16일 다행히 아침 최저 0.1도, 낮 최고 3.4도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눈이 녹을지 모른다는 걱정을 덜었죠.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비가 눈으로 변하며 운영인력들은 옷장에 넣었던 패딩을 꺼내 입고 눈을 치웠습니다. 17일 정선 최고기온이 14도까지 오른다니 다시 소금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정선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3-17 11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